이 기사는 2015년 12월 03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과 K뱅크가 내년 하반기부터 공식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인터넷은행에 참여하지 못한 시중은행들도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에 버금가는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는가 하면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과 손잡고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인터넷은행 진입에 실패한 기업은행도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 통합플랫폼인 'i-ONE 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홍채를 이용한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 시스템의 도입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인터넷은행과 모바일 플랫폼이란 투 채널 전략을 바꾼 것이다.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기업은행의 빠른 대응 모습은 환영할 만 하다. 올해 초부터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하고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 왔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변화하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어땠을까다. 인터넷은행에 참여할 충분한 준비가 안됐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됐을 것이란 생각이다. 신한은행과 비교해 더욱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신한은행은 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당초 투채널 전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카카오 컨소시엄에 대한 합류가 무산되면서 원채널 전략으로 전환하고 핀테크 사업에 집중했다.
비슷한 시기에 기업은행도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던 미래에셋증권의 중단 선언으로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투채널 전략을 유지,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에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석 달 뒤 드러난 결과를 보면 큰 차이난다. 기업은행은 인터넷은행 사업자 탈락으로,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를 통해 금융혁신의 물꼬를 텄다.
기업은행은 전략적으로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국민은행은 카카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시점이 8월13일이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10월1일)까지 컨소시엄 구성원 간 전략적 논의가 충분한 시간이었다.
반면 기업은행은 예비인가 신청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한 때 '회의론'도 나왔다. 결국 기업은행은 필승전략으로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기업은행의 사업전략 시계는 3개월 전으로 돌아갔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그 영향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은행이 성장할수록 전략적 기로에 설 것이다. 이번 인터넷은행 실패가 '반면교사'가 돼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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