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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강남역 상권 단절 ‘역효과' [강남상권의 위력, 위기의 동네상권]⑧사내식당 저렴하고 시설 다양…내부에만 머물러

이상균 기자/ 이충희 기자공개 2015-12-14 10:16:5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7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08년 1월. 강남역에 삼성 서초사옥이 입주를 시작하자 주변 상인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상주인원만 2만 명에 달하는 삼성 직원들이 강남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삼성 서초사옥 주변 건물들도 덩달아 임대료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삼성 서초사옥에 걸었던 희망은 모두 사라졌다. 기대했던 소비 진작은 일어나지 않았다. 서초사옥 내부의 상가시설이 삼성 직원들의 소비를 상당수 흡수해버린 것이다.

◇사내식당 음식가격 절반, 회사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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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지하 1층과 2층에는 20개가 넘는 상가가 입주해 있다. 업종은 의류판매부터 약국, 와인 판매, 은행, 문구류, 화원, 미용실, 화장품 판매, 인도 음식점 등 다양하다. 병원 역할을 하는 서초삼성 진료실도 있다.

이중 백미는 지하 2층 1000석 규모의 사내식당이다.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인 웰스토리가 운영하는 곳이다. 여기서 판매하는 메뉴는 10여 가지로 가격대가 3000~4500원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소속된 회사에서 나머지 절반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아침과 점심, 저녁을 모두 사내식당에서 해결할 수 있다. 아침에 나오는 샐러드+음료와 씨리얼+빵+음료의 가격도 각각 2000원에 불과하다.

사내식당 혜택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서초사옥에 입주해 있는 여타 상가는 삼성 직원이라는 것을 입증해도 할인 폭이 10%에 불과하다. 빈폴 매장이 SFC카드(삼성임직원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만 20% 할인을 해준다. 사내식당의 음식 가격이 저렴하고 질도 좋기 때문에 삼성 직원들은 굳이 밖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삼성도 회사 차원에서 사내식당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부터 긴축모드에 돌입하면서 법인카드 한도를 축소하기도 했다.

삼성 사내식당
삼성 서초사옥의 사내식당 전경.

◇삼성 서초사옥 인원감소로 사내식당도 줄여

외부로 나갈 경우에도 삼성 직원들의 활동 폭은 제한적이다. 대부분 강남역 8번 출구에서 우성아파트 사거리 방면의 상권에만 머문다.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건너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으로는 거의 이동하지 않는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삼성서초사옥 주변의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는 각각 10차선에 달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동을 막는 단절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삼성 서초사옥 입주 후 주변 건물의 임대료만 올랐을 뿐, 주변 상가들 매출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친다"며 "이 지역 상인들은 차라리 삼성 서초사옥 자리에 상가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향후 삼성 서초사옥 주변 상가가 활성화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삼성 계열사 중 일부가 수원으로 내려가면서 벌써부터 사옥 내 상주인원이 줄어들고 있다. 사내식당은 A홀 1000석, B홀 400석 등 1400석으로 운영했지만 지난 1일부터 B홀을 폐쇄시켰다.

음식 메뉴도 줄어들었다. 사내식당 입구 앞에는 "아침에 제공되는 모닝뷔페와 건강음료(홍초, 선식, 녹즙)는 축소운용에 따라 미운영합니다"라고 게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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