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 신용등급 하락 '독이 아닌 약 됐다' '부정적' 전망 따른 불확실성 제거, 투심 오히려 회복…역대급 조달 기반
김시목 기자공개 2015-12-21 10:0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18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에너지가 올해 역대급 규모의 공모채를 찍으며 수 년 만에 빅 이슈어 반열에 복귀했다. 연초 GS에너지와 주력 자회사 GS칼텍스의 신용등급 강등이란 악재가 있었지만 꿋꿋이 조달을 이어갔다.회사채 본 평가에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부정적' 전망이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간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투심을 오히려 잡을 수 있었다는 평가. 전체 발행액의 대부분(93%)이 투자실탄 확보일 정도로 순도높은 조달이었던 점 역시 주목받는 대목이다.
그러나 올해 역대급 조달 행보가 내년에도 계속될 지는 미지수다. 신규 투자집행 등 직접적인 조달 유인이 없을 뿐더러 수차례의 외부차입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당장 GS에너지도 내년도 공모채 발행을 자제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자회사 지분인수·유전개발, 줄줄이 공모채로 해결
GS에너지는 2015년 7500억원 어치의 공모 회사채를 찍었다. 금융지주사, 발전자회사를 제외한 민간 기업 가운데 GS에너지보다 많은 규모는 SK텔레콤(9000억 원), 이마트(9000억 원), 현대제철(8600억 원), 기아자동차(8300억 원) 단 네 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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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발행 규모를 비교해봐도 역대급으로 불릴 만 하다. GS에너지는 GS로부터 물적분할한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지난 2012년 7500억 원 규모를 발행했다. 이후 2013년(4000억 원)과 2014년(3000억 원) 조달 규모를 줄여오다 올해 대폭 발행액을 늘렸다.
규모를 넘어 내용 역시 대부분 투자실탄 확보 차원이란 점에서 순도 높은 조달로 평가된다. 2012년 이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해간 자금(2조 2000억 원) 가운데 차환 물량은 단 500억 원에 그쳤다. 올해 3월 발행한 5년물 회사채(2300억 원) 중 500억 원이 유일한 차환 물량이었다.
실제 올해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7000억 원은 모두 자회사(인천종합에너지) 지분 추가인수와 해외 유전개발 지분인수 등에 활용됐다. 앞선 2012년 이후 조달해 간 자금 역시 GS파워, 해양도시가스, 서라벌도시가스 등 5곳의 자회사 지분 취득(약 1조 원) 등을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
딜 규모로도 역대급이었다. GS에너지는 3월11일 무려 6000억원에 달하는 빅 딜을 성사했다. 수요예측에서 최초 공모액 4000억원의 1.5배가 넘는 청약이 몰려 증액 발행했다. 초대형 딜의 성사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본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AA0에서 AA-로 떨어지는 악재가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오히려 신용등급 하향 이후 마음을 움직였다. 기존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달려 있을 때보다 채권 가치의 변동 위험이 줄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IB 관계자는 "GS에너지는 GS에너지뿐만 아니라 연초 지주회사(GS)와 주력 사업자회사(GS칼텍스)의 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역대급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갔다"며 "특히 발행액 대부분이 차환 수요가 아닌 실탄 확보 차원인만큼 유의미한 '빅(Big) 5' 진입"이라고 설명했다.
◇ 발행 행렬 주춤할 듯...조달 유인↓, 재무실적 '부담'
하지만 2016년에는 이 같은 광폭 행보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막대한 자금을 공모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고, 조달 니즈(Needs)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 중인 GS에너지 역시 공모채 조달 자체를 자제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실탄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만 의존한 탓에 악화된 재무실적도 추가 조달을 멈칫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GS에너지는 중간지주회사로서 브랜드사용료, 임대수입 등이 제한적인 가운데 현금수입은 대부분 배당수입이다. 자체사업의 현금창출은 미미한 상황이다.
실제 GS에너지의 재무실적은 계속된 투자지출과 비례해 악화되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 4598억 원)는 40.4%에 육박했다. 차입금의존도는 2012년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한신평과 NICE는 순차입금의존도가 40%를 상회화는 경우 등급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관계자는 "주력 자회사인 GS칼텍스가 지난해 영업실적 악화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GS에너지의 배당수입이 크게 위축됐다"며 "올해 인수한 아부다비 생산광구에 대한 추가적인 CAPEX(자본적지출) 부담도 있기 때문에 향후 공모채 조달에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나마 GS칼텍스의 재무실적이 개선된 점은 GS에너지에도 호재로 평가된다. GS칼텍스는 정제마진 개선으로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 968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한신평은 지난달 GS칼텍스의 신용등급(AA0)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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