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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업계, 효성캐피탈 신용도 '3사 3색' 한기평, 등급·아웃룩 유지 결정…사실상의 판단 유보?

민경문 기자공개 2015-12-23 09:01: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2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효성캐피탈 신용등급에 대해 각기 다른 평정을 내려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조정한 한국신용평가, 아예 등급을 낮춰버린 NICE신용평가와 달리 한국기업평가는 기존 등급과 아웃룩을 그대로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부담감을 가진 한국기업평가가 사실상 판단을 유보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21일 효성캐피탈의 무보증사채과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부정적), A2로 유지했다. 효성캐피탈은 작년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으로 자산건전성 및 위험완충능력이 크게 저하되면서 지난 5월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상태였다. 자칫 등급이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레버리지배율과 총자산이익률 수치가 하향 트리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효성캐피탈 등급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낸 가운데 한국기업평가의 평정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던 상황이었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8일 "효성캐피탈이 1469억 원의 부실자산을 회수하면서 자산건전성이 제고됐다"는 이유로 등급 전망을 A(안정적)로 조정하며 '부정적' 꼬리표를 뗀 바 있다.

이에 반해 NICE신용평가는 7일 부실자산 회수에도 불구하고 "공작기계·의료기기 리스 등 주력사업부문의 시장규모 축소, 경쟁심화에 따른 지위 저하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기반이 중단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예 A-로 등급을 한 노치(notch) 강등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의 최종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셈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약 2주간의 고심 끝에 등급과 아웃룩을 바꾸지 않는 것으로 내부 의견을 조율했고, 효성캐피탈의 유효등급은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다시 오르게 됐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 노력에 힘입어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건 맞지만 커버리지 비율(24.2%) 등을 고려할 때 위험완충능력은 열위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효성캐피탈의 총자산이익율 및 1년이내 만기도래 자산/부채비율이 하향 트리거에 근접되어 있는 가운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지속적으로 9%를 하회할 수 있는 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효성캐피탈 신용등급을 유지한 한국기업평가를 두고 일종의 눈치보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시장 관계자는 "한기평 입장에서는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어느 쪽의 입장에도 쏠리지 않는 평정을 내는 것이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의사결정이었을 것"이라며 "아직 '부정적' 꼬리표를 유지한 만큼 향후 등급 평정에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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