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원동력은 내부로부터 나온다 [코웨이]②컨설턴트, 구체적 데이터 제시해 '백업' 역할 충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3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의 주인이 사모펀드로 바뀐다. 사모펀드는 이사회를 장악함과 동시에 경영 효율 극대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회사에 컨설턴트들을 불러 들인다. 사모펀드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은 컨설턴트들은 티끌만한 문제라도 찾아내기 위해 회사를 들쑤시고 다닌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직후 코웨이 직원들의 눈에 비친 회사 분위기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웅진그룹 시절 그야말로 보배 취급을 받던 코웨이는 하루 아침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차익 실현을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비용 절감'이 장기라는 룩센트 인코포레이티드 컨설턴트들이 회사를 '접수'하러 온 것 같았다.
숱한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 경험이 있던 MBK는 코웨이 구성원들의 심리적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다. 자신들이 인수한 기업 임직원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게끔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기업가치 상승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의 체질 개선(턴 어라운드) 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룩센트 또한 코웨이 임직원들의 도움이 절실했다. 아무리 컨설턴트들이 변화와 혁신을 외쳐 댄다고 해도 실제로 변화와 혁신 프로세스를 수행하는 주체는 코웨이 구성원 개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룩센트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MBK의 정확한 실체와 사모펀드가 약탈 자본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시키는 것이었다. 특히 오너 체제에 비해 사모펀드가 훨씬 더 투명하게 회사를 경영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략적투자자(SI)에 인수되는 것에 비해 고용보장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어필했다. 실제로 이 시기를 즈음에 대기업에 인수된 기업의 임원들이 잇따라 옷을 벗는 사례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밸류 업 프로젝트를 주도할 태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켰다. TFT의 '주포'는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영업, 구매 등 코웨이의 모든 현업 부서 출신 실무자들이었다. 컨설턴트들은 TFT에 속한 현업 종사자들에게 진단 기법을 제공하고, 그들이 제시한 개선 방안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코웨이 밸류 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룩센트의 컨설턴트는 "코웨이 직원들은 적어도 렌탈 산업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며 "컨설턴트는 새로운 관점과 진단 로직을 제시할 뿐 진단과 개선은 현업 종사자들의 몫이라는 점을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표 설정 또한 컨설턴트의 목표가 아닌 코웨이 경영진과 직원들의 목표가 되도록 해야 하며, 설정한 목표가 적절한 지에 대해서 내부적인 합의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감을 가지는 직원들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자신들의 손으로 1등 렌탈 기업을 일궈내지 않았던가. 하지만 코웨이 경영진과 직원들은 룩센트의 조언을 과감히 수용했다. 이 또한 잘 되는 기업의 역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룩센트 역시 기업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기 위한 조언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밸류업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비용과 수익 예측 기법을 수용해 한층 더 높은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게 된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였다. 이같은 변화를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와 컨설턴트의 강압이 아닌, 코웨이의 개별 구성원들이 스스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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