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시멘트, 쌍용양회 인수 여력은 현금성자산 4894억·부채비율 48%…우협 선정 임박
김창경 기자공개 2015-12-30 11:39:5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9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멘트 업계 1위 쌍용양회 매각 본입찰에 응찰한 한일시멘트의 인수 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쌍용양회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써도 재무상 부담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눈앞에 둔 쌍용양회 입찰은 현재 한일시멘트와 사모투자(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양자간 경쟁으로 좁혀진 상황이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조만간 쌍용양회 매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22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한일시멘트와 한앤컴퍼니 두 곳만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본입찰 직후 기존 쌍용양회 주주인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채권단의 결정은 지연되고 있다. 그만큼 한일시멘트가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대상은 산업은행, 서울보증보험 등이 보유하고 있는 쌍용양회 지분 46.83%(3760만 6112주)다. 거래 가격은 8000억~1조 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8일 종가기준 1조 2000억 원을 웃도는 쌍용양회 시가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한 수치다. 인수금융을 활용한다 해도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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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는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시멘트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2010~2012년 사이 영업이익이 부진한 가운데 폐열발전시설 및 부천공장 투자, 계열사 한일건설 유상증자 등에 자금이 소요되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500억 원에서 한때 3900억 원으로 확대됐다.
2013년 이후 자본적 지출이 감소하고 시멘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2014년 순차입금은 15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말에는 마이너스(-)의 순차입금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분기 한일시멘트는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해 4894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회계상으로 한일시멘트는 차입금 상환과 관련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동시에 한일시멘트는 1조 3954억 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확보하고 있다. 덕분에 한일시멘트의 부채비율은 48%로 동종 업체에 비해 월등히 낮다. 외부 차입으로 부채비율이 다소 올라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 6~7월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만법인(301억 원)과 강남 본사(1321억 원)를 매각한 점도 한일시멘트의 자금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며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신용등급도 A+(안정적)이기 때문에 외부자금 조달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일시멘트의 영업현금흐름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한일시멘트는 2013년부터 꾸준히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1700억~1900억 원 수준이다. 시멘트 부문이 전체 실적을 이끌어가고 레미탈 부문이 한일시멘트가 만드는 시멘트를 주원료로 사용하며 실적을 받쳐주고 있다. 올해 부문별 영업이익 기여도는 각각 45%, 20%로 집계됐다. EBITDA 규모에 비해 이자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2014년 기준 이자비용은 2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수도권 건설수주 및 주택공급의 확대로 시멘트 출하량이 다소 증가할 전망이어서 현 수준의 양호한 수익성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가 쌍용양회를 인수할 경우 한일시멘트는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서게 된다. 2014년 내수 출하량 기준 쌍용양회는 19.8%의 점유율로 1위를, 한일시멘트는 13.56%로 2위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33%를 넘어선다. 한일시멘트는 내륙에, 쌍용양회는 해안가에 생산공장이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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