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개선에도 신용등급 줄하향..2016년은? 한화·KTB·하이·리딩證 강등…M&A·계열지원 등 개별 이슈 대두
배지원 기자공개 2016-01-0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31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 상반기만해도 증권사 업황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수익성은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그러나 증권업 전반적인 신용등급의 방향성은 반대였다. 다수 증권사의 구조적인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하반기 들어서만 증권사 4곳의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씩 떨어졌다. '부정적' 아웃룩을 달거나 '하향검토 대상(Negative Watchlist)'에 등재된 증권사도 늘고 있다.업황이 좋았다고 해도 이를 증권업 전반의 펀더멘탈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채권평가수지가 개선됐고 관련상품의 판매도 늘어났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 개선은 영업적 측면보다 금리·등 외부변수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더구나 하반기 들어서는 시장금리 상승과 ELS 손실 등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실적 또한 꺾였다.
◇중소형사 크레딧 이슈 부각,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
2015년 자체적인 신용이슈로 시장지위가 약해진 증권사의 신용등급 하락이 줄을 이었다. 올해 하반기 신용등급이 떨어진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으로 4곳이다.
한화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은 사업역량 저하에 따라 시장지위가 약화됐다. 실적변동성이 커지면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 됐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KTB프라이빗에퀴티(PE)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무산에 따른 후폭풍을 맞았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부문에서의 점유율 하락으로 증권업계 내 시장 지위가 저하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됐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계열요인부문 신용도가 악화됐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조선업의 불리한 사업환경, 조선사 전반의 운전자금 부담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그룹의 직간접적 지원여력과 가능성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투자증권의 후순위채권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아직 신용등급이 강등되진 않았지만 M&A 진행과 자체 신용이슈로 '부정적' 전망 또는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들도 늘었다. 대우증권, LIG투자증권이 M&A 이슈로 하향 검토대상으로 등재됐으며 HMC투자증권, SK증권이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어 등급 하향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LIG투자증권의 모기업인 KB손해보험은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올해 12월 22일 LIG투자증권의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용평가사들은 계열로부터의 지원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LIG투자증권을 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등재시켰다. LIG투자증권의 단기신용등급은 A2다.
대우증권(AA-)의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24일 미래에셋컨소시엄을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신평사는 외부 지원여력 저하를 반영해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이 밖에 HMC투자증권(A+), SK증권(A0)도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았다. 한기평은 HMC투자증권, 한신평과 NICE신용평가은 SK증권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였다.
◇내년에도 M&A진행…"변동성 지속으로 증권업황도 저하될 전망"
대부분 신평업계 관계자들은 2016년 증권업황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글로벌 금융환경의 변동성 확대 △신용공여에 따른 우발채무 급증 △M&A에 따른 업종 내 구조조정 등으로 지적했다.
안 연구원은 "증권사 전체 수익 중,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인 점과 지난 몇 년간 증권업 영업실적이 증시환경과 금리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점을 고려할 때,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실적가변성은 높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크게 개선된 수익성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내년은 일정 수준의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증권사들이 신규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용공여를 제공하다보니 우발 채무도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2013년부터 대출확약, 인수약정, 미분양담보대출확약 등 신용공여형 우발채무가 급증했다"며 "2010년 3월말 기준 3조 3000억 원에 불과했던 우발채무 규모는 2015년 9월말 기준 17조 5000억 원으로 약 430%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사건 발생 시 즉시 대출실행 등 신용공여를 제공 해야 하는 신용공여형 비중이 증가한 점은 증권사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증권사 간 M&A도 경쟁지위나 사업기반에 변동을 일으켜 신용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리딩투자증권의 매각도 진행 중에 있어 향후 증권사 M&A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 간 M&A를 통해 경쟁구도 재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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