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강등 위기' 풀무원식품, RCPS 발행 500억 자본확충, 3년 후 상환청구 옵션
길진홍 기자공개 2016-01-06 08:23:5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5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식품이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5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불발로 외국인 대주주가 일시에 투자금을 회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자본감소로 인한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건전성 훼손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RCPS를 통한 자본 확충을 택했다.풀무원식품은 작년 말 이사회를 열고 500억 원 규모의 RCPS 발행을 결의했다. 주당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 71만 4285주를 발행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7만 원이다. 신주는 'IBK-SKS 중소중견 글로벌투자 파트너쉽 사모투자전문회사'가 인수했다. 2015년 12월 29일 주금납입을 마쳤으며 오는 13일 신주가 교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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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인 IBK-SKS 중소중견 글로벌투자 파트너쉽 사모투자전문회사는 같은 기간부터 우선주 전부에 대한 매입을 요청할 수 있다. 상환가액은 발행금액에 연복리 6.5%를 가산한 금액이다.
조달자금은 해외법인 정상화 자금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RCPS로 확보한 자금은 미국 등 해외법인 손실을 메우는데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식품의 100% 자회사인 'Pulmuone U.S.A'는 작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 718억 원, 순손실 14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6.4% 감소했고, 손실액은 24% 가량 늘었다 주력제품인 두부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파스타, 소스 등의 매출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M&A에 따른 시설 투자비용 부담도 손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200%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그룹 지주사인 풀무원은 본사 인력을 미국에 급파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병행해 두부 등을 미국 시장에 교차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풀무원식품이 외부 차입이 아닌, 유상증자로 자금을 유치한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풀무원식품은 작년 7월 IPO 불발로 2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의 자회사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홀딩스(SIH, Stella Investment Holdings)'가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자본이 대폭 감소했다.
당시 스텔라 인베스트먼트 홀딩스가 회수한 투자금은 1000억 원에 달한다. 대규모 유상감자로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모회사인 풀무원이 700억 원 가량의 채권을 현물출자해 간신히 급한 불을 껐으나 자본감소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3분기 연결기준 풀무원식품 자산은 5958억 원으로 부채가 4295억 원, 자본이 1663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58.26%로 전년 동기대비 74.73%포인트 올랐다.
재무건전성 악화는 신용도 저하로 이어졌다. 신용평가사는 풀무원식품에 1000억 원가량의 자본 확충을 요청했다. 특히 풀무원 등 계열사 지원이 아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외부 자금 수혈을 주문했다. 이번 RCPS 발행은 신용평가사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자본 확충 규모가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 그치면서 신용도 회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RCPS 발행금을 더하면 부채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진다. 이는 4분기 실적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영업 결손금이 추가되거나, 외부차입이 늘어났을 경우 부채비율 감소 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달 중 풀무원식품의 자구이행 실적과 손익 등 경영 전반을 살펴 신용등급을 다시 매길 예정이다. 특히 RCPS 발행으로 마련한 자본금의 영구성 인정 여부가 등급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식품은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신평으로부터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 'A-(안정적)'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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