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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랜우드, 처음부터 M&A 타깃은 라파즈한라? 동양시멘트·쌍용양회 인수전 참여로 시멘트산업 스터디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27 08:35:3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1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로 시멘트 업계를 심층 분석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의 최종 목표물은 라파즈한라시멘트였을까. 앞서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팔린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전 초반까지만 해도 쟁쟁한 기세를 뽐내다 돌연 꼬리를 내린 글랜우드의 전력을 두고 상당수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글랜우드는 지난해 여름 이뤄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라파즈한라-베어링PEA가 참여한 3자 연합을 주도했다. 당시 일반적이었던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들의 조합에 해외 FI가 한곳 더 추가된 셈이었다. 경쟁자들보다 자금력 측면에서 우위라는 이유로 글랜우드 컨소시엄의 기세는 대단했다.

위세등등하던 글랜우드 컨소시엄은 동양시멘트 인수전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인수전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글랜우드 컨소시엄은 차라리 조만간 매물로 나올 쌍용양회를 인수하는 게 낫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컨소시엄은 사실상 해산 절차에 돌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쌍용시멘트 매각 절차가 시작되자 글랜우드와 라파즈한라는 제각각 출사표를 냈다. 두 곳 모두 예비입찰에는 참여했지만 막상 본입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앞서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동양시멘트보다는 쌍용양회"라는 의사를 표명했던 게 무색해질 정도였다.

이같은 행보의 뒤에는 숨겨진 사실이 하나 있었다. 사실 라파즈한라는 국내 1등을 하지 못하면 도태될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라파즈한라의 모회사인 라파즈홀심은 국가별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지 못할 바에는 해당 시장에서 아예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였다. 글랜우드는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간파하고 있엇던 것으로 보인다.

글랜우드는 꽃놀이패를 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시멘트 회사 M&A가 잇따르는 상황이 자신들에게는 더없이 이상적이었다.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를 인수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인수 시도 자체는 실패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자문단을 세팅하고, 입찰을 준비하며 시멘트 업종에 대한 상당한 식견을 얻게 됐다.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는 제각각 주인을 찾아 갔지만 글랜우드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었다. M&A를 통해 국내 1위에 등극할 기회를 잃게 된 라파즈한라에 인수 제안을 보내 라파즈한라를 통해 국내 시멘트 시장 컨솔리데이션(통합)을 주도하면 된다는 게 글랜우드의 판단이었다.

글랜우드가 그린 이같은 시나리오는 현실로 다가왔고, 글랜우드는 현재 전략적투자자(SI)를 물색하고 있다. SI 후보로는 유진과 성신양회가 각각 거론되고 있다. M&A 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는 최소한 단독으로 라파즈한라 인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었던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인수전을 거치며 시멘트 산업에 대해 상당한 내공을 쌓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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