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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식 '선진국' 인정…금감원 발상전환의 '개가' 21일 바젤 IAIS 실무회의서 '합의'…글로벌 보험사 투자유도 기대

안영훈 기자공개 2016-01-27 14:56:01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7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당당히 '선진국 시장'으로 인정받게 됐다.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기존의 룰을 따르는 대신 룰 자체를 바꿔버린 금융감독원 발상의 전환이 이룬 성과다.

아직은 국제 보험시장에 한해서만 인정받지만 보험산업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으로 인해 정부가 현재 추진중인 국제 금융시장 전체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선진국 시장으로 인정받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평가다.

◇금감원, 우회전략 마련…7개월간 치밀한 준비

지난해 5월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는 오는 2020년부터 도입예정인 '국제적 보험그룹(IAIG)'에 대한 자기자본 기준서(ICS) 초안을 발표했다.

IAIG 편입 기준은 △총자산 50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 △수입보험료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 △진출국가 3개국 △해외영업 비중 10% 이상 충족 등이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보험그룹(G-SII, Aegon, Allianz, AIG, Aviva, Axa, Metlife, Ping An, Prudential Financial, Prudential plc 등 9개)을 포함해 IAIG에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개의 보험그룹이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보험사 중에선 아직 편입 대상은 없으나, 삼성화재가 편입 1순위사로 꼽히고 있다

ICS 초안이 발표되자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은 즉시 해당 내용 분석에 착수했다. ICS가 향후 보험사 지급여력 감독의 국제표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기준 제정 초기 단계부터 우리나라의 입장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ICS 초안 분석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은 주식리스크 산출을 위한 선진국과 신흥국 분류 기준으로 MSCI 지수((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가 사용되고, 이대로 기준이 확정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에 대해 각각 38%, 46%의 차등화된 위험계수를 적용하고 있고, MSCI 지수에서 한국 기업주식은 신흥국 주식으로 분류된 탓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시장에서 아무리 잘나가도 삼성전자의 주식이 선진국 주식이 아닌 신흥국 주식으로 인정받는다는 말과 같다. 글로벌 보험사가 같은 규모의 주식을 투자해도 신흥국 주식리스크는 선진국 주식 대비 1.2배 높게 평가된다.

현재 정부는 MSCI 지수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선진국 시장으로 승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금융감독원 입장에선 MSCI 지수 변경 자체를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

이때 금융감독원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기약없는 MSCI 지수 변경 대신 지난 2009년 한국 주식시장을 선진국 시장으로 편입한 FTSE 지수((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Index)를 기준으로 삼기로 한 것이다. 이때부터 금융감독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실제 위상과 FTSE 지수의 공신력이 MSCI 지수에 못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21일 스위스 바젤에서 전해진 '낭보'

지난 18일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건전경영팀은 스위스 바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젤에서 열리는 IAIS 실무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전에도 여러차례 출장이 있었지만 이번 출장은 IAIS 실무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이 FTSE 지수를 기준으로 삼자는 공식안건을 발표하고, 실무위원회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특별한 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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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바젤 국제결제은행(BIS) 타워,
IAIS 실무위원회 회의장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IAIS 실무위원회에 참석해 FTSE 지수 변경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 두달 후인 지난해 12월엔 IAIS에 FTSE 지수를 선진국과 신흥국 분류 기준으로 삼자는 공식안건(agenda)을 송부했다. 공식안건엔 FTSE 지수로 재산출된 선진국(35%)과 신흥국(48%) 주식의 위험계수도 포함돼 있었다.

IAIS 실무위원회에 참석한 금융감독원은 FTSE 지수 변경의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설파했고, 위원회내에서 많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에선 IAIS 실무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의 제안을 통과시켰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선진시장으로 분류됨에 따라 국내 주식을 보유한 국내 보험사가 향후 IAIG에 편입될 경우 주식리스크가 크게 감소(위험계수 46%→35%)하게 된다"며 "한국 주식에 대한 낮은 위험계수 부과로 IAIG의 한국 주식시장 투자도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에선 금융감독원의 성과를 한국의 위상제고라고 입을 모은다. 또 이번 계기를 통해 정부가 추진중인 MSCI 지수 선진국 편입시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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