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ENG,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수주 늘까 이재용 지분참여 재건 의지 내비쳐, 클린룸 공사 등 특화
이경주 기자공개 2016-02-02 08:15:5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핵심자산을 매각하면서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재건의지를 내비치면서 삼성엔지에 대한 삼성그룹의 전방위적 일감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그동안 삼성물산에 맡겼던 반도체공장 증설 일감을 삼성엔지로 돌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삼성그룹은 29일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 청약에 참여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SDS 지분 2.05%를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3818억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실권주 발생 시 최대 3000억 원의 사재를 들여 흡수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삼성엔지 재건의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그런데 이번엔 승계재원으로 거론되던 ‘삼성SDS 지분매각' 카드까지 꺼내 재건의지를 재확인 시켰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어떻게든 삼성엔지를 살려 이번 선택이 손해로 이어지는 결과를 피할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엔지는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손실로 자본잠식에 빠졌는데 해외 저가수주가 원인이었다. 정상화를 위해서는 캡티브마켓(내부거래 시장) 지원이 불가피한데 특히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그룹계열사 중에서 삼성엔지에 가장 많은 일감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7조4723억 원 중 31%인 2조2063억 원을 계열사들 내부일감으로 올렸는데 이중 삼성전자 일감이 7648억 원으로 가장 많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추가로 지원이 가능한 일감이 더 있다. 삼성물산에 맡기던 반도체공장 증설 일감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는 모드 플랜트사업을 하고 있지만 영역은 다르다. 삼성물산은 화력, 원자력, 에너지 플랜트가 주력이고 삼성엔지는 석유화학, 정유 플랜트가 메인이다. 다만 계열사들 공장과 주변시설을 짓는 산업플랜트가 중복사업인데 비주력 사업인 만큼 시공능력에서 양사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는 그룹계열사들 일감을 나눠 수주해 왔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공장 증설은 삼성물산에 맡기고 핵심 주변시설인 클린룸과 수처리시설은 삼성엔지에 맡겼다.
그동안은 상대적으로 매출규모가 큰 삼성물산에게 맡긴 일감이 많았다. 삼성전자가 최근 3년간 동안 삼성물산에 맡긴 연간일감(매입액) 규모는 1조7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 사이다. 반면 삼성엔지는 같은 기간 4000~7000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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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엔지 살리기에 나서면서 반도체공장 증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일감이 삼성엔지로 옮겨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삼성엔지는 세계적인 클린룸 공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반도체공장 증설에 더 특화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공장은 미세한 먼지도 생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공장들보다 완벽한 클린룸 설비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증설 일감은 삼성엔지를 가장 빠르게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수단"이라며 "이 부회장이 핵심자산까지 매각하며 책임경영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에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그룹은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발주를 삼성엔지에 맡기는 등 지원을 시작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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