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신용등급 스플릿..BBB급 수렴할까 신문업계 침체…판가 정상화 요원, 연쇄 등급 강등 가능성
배지원 기자공개 2016-02-03 11:31: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문용지 산업의 국내 1인자 전주페이퍼도 신문업계 침체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출이 떨어진 것은 물론 경쟁도 심해져 판가도 떨어졌다. 실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연말 전주페이퍼의 등급을 BBB급으로 강등시켰다.다만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이후 A-등급에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9월 한 번 더 등급을 강등시켜 스플릿이 발생한 상태다. 한신평은 부정적 아웃룩도 부여해 중단기적 추가 하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가격경쟁 심화…판가 정상화 어려워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전주페이퍼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달아 추가 하향 가능성도 시사했다. 가장 주효했던 원인은 신문산업의 침체로 신문용지 수요기반이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주페이퍼는 국내 신문용지 업계 1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수급불균형이 심해져 판가가 떨어졌고 가격경쟁 과정에서 점유율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광고매체로서 종이신문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어 내수시장의 규모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신문용지 내수 출하량은 2000년 이후 연 평균 5% 수준으로 감소해 왔지만 최근에는 예상보다 빠른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의 수요기반이 좁아지자 국내 신문용지 업계는 수출을 통해 수급균형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수출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환율 등 대외적인 환경변수가 많아져 실적변동성도 커졌다. 또한 수출시장에서도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경쟁이 심해 수출가격은 내수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48%에 머물렀던 수출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8% 비중에 이르렀다.
매출은 수출비중에 반비례하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1년 기준 매출은 7929억 원이었지만 2014년 말에는 6544억 원으로 17%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9월 기준 매출액은 4206억 원으로 전년 동기(4963억 원) 대비 15% 감소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재무구조도 취약해졌다. 대규모 손실 인식으로 인해 자본이 줄고 차입금이 증가했다. 2014년 말 194%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 말 276%로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9월말 기준 총차입금의 약 71%가 단기성 차입금으로 구성돼 차환부담이 증가했다. 강 애널리스트는 "저하된 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의 차입 규모는 전주페이퍼에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하된 수익성이나 재무안정성의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 높아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NICE, "평정에 시간차 有, 최근 단기차입금 개선"
현재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이후 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한신평의 평정과 스플릿이 발생한 상황이다.
오승호 NICE신용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지난해 9월 한국신용평가가 전주페이퍼 P-CBO 발행 전 등급평정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한 차례 추가 강등이 있었다"며 "등급 평정의 시간차에 따른 스플릿으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스플릿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전주페이퍼가 단기차입금 부담을 감소시켰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 위원은 "올해 초 산업은행이 전주페이퍼에 신디케이트론을 주선하면서 약 2600억 원의 차입금을 5년 만기로 장기화시켰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말 순차입금은 4325억 원이다. 이후 단기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9월 71%에서 30% 후반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위원은 "차입구조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여 수익구조도 함께 고려해 다음 평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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