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못보는 증권업…HMC·미래에셋證 '예외' [2015 퇴직연금시장 분석] ③수익률은 중위권 그쳐…5년 수익률, DB형 하나대투證
서정은 기자공개 2016-02-11 10:32: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HMC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독주체제가 여전히 이어졌다.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며 1조 원 이상을 유치했고 미래에셋증권도 퇴직연금 랩 등을 늘리며 적립금을 확대했다. 중위권 다툼도 치열했다. 한국투자증권이 4000억 원 이상을 끌어모으며 삼성증권을 제치고 3위에 안착했다. NH투자증권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립금을 유치하며 1조 5000억 원을 코 앞에 두고있다. 대우증권은 1조 원의 고지를 넘겼다.중장기 수익률로 보면 증권업권이 보험 및 은행업권보다 소폭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증권사 중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확정급여(DB)형에서, 유안타증권이 확정기여(DC)형에서 두각을 보였다. 적립금 기준으로 1~2위를 다투던 HMC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DB형에서는 선방했으나 DC형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 증권업 실적 '3조'…HMC·미래에셋證 실적 '절반'
3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22조 48억 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3조 7047억 원, 20%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17.5%로, 전년도 (17.1%)보다 0.4%p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상품 컨설팅 역량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지만 대형은행들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권 1위, 2위인 HMC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예외다. 두 회사는 증권업권 뿐 아니라 전체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권 증가액 중 절반 이상인 53%가 이들 두 사업자의 실적이었다.
HMC투자증권은 증권사 중 퇴직연금 적립금을 가장 큰 폭으로 키웠다. 지난해 말 기준 잔액은 7조 37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1조 319억 원) 늘었다. DC에서 66억 원, IRP에서 376억 원 늘리는데 그쳤으나 DB에서 1조 원 가량 집중적으로 유입됐다. 적립금 증가율은 전년도와 비교해 둔화됐다. 지난 2014년 총 1조 30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퇴직금 적립은 임금과 연동하는데 경기가 안좋다보니 적립금이 줄었다"며 "퇴직자들이 많은 기업들은 퇴직금 지급을 하다보니 적립금 증가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HMC투자증권 계열사 자금 유입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계열사 의존도가 90%에 육박했다. 계열사 물량은 2012년 91%를 기록한 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88%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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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9424억 원을 끌어모으며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DB, DC, IRP가 골고루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퇴직연금 랩 등 자산관리형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위권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전년대비 각각 27%(4452억 원), 36%(3348억 원) 성장하며 전체 증권사 중 3~4위에 랭크됐다. 두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자금을 유치하며 적립금을 늘려나갔다"며 "연금신탁본부에서 연금영업본부로 개편하면서 2016년에는 DC, IRP 적립금도 공격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적립금 1조 증권사에 새로 이름을 올린 곳이 있는가하면 유일하게 적립금이 역주행한 곳도 있었다. 유안타증권의 적립금은 955억 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DC형에서 20억 원 가량 늘었으나 DB, IRP에서 각각 90억 원 ,18억 원이 빠져나갔다.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는 상위권 사업자들과 달리 하위권 사업자들은 적립금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 돼야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DC, IRP 등으로 퇴직연금 파이를 키워가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정체되고 있는 편"이라며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는 등 증권업계 순위가 고착화되면서 재미없는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5년 수익률, DB형 하나대투證...DC형 유안타證 1위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은 비교적 타 업권보다 높다.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이 공시한 5년·7년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증권업권이 은행·보험업권보다 DB, DC, IRP에서 모두 높은 성과를 시현했다.
전체 증권업권의 DB형 5년과 7년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3.53%, 3.70%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이 2.80%(5년), 3.34%(7년), 보험이 3.19%(5년) 3.44%(7년) 수익률을 낸 것보다 높다. DC형에서도 증권업권의 수익률은 각각 3.39%(5년) 4.79%(7년)로 전 기간에서 타 업권 대비 높았다.
5년 연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DB형에서는 하나대투증권이 가장 높았다. 하나대투증권의 5년 평균 수익률은 3.86%로 집계됐다. 원리금비보장형 중에서는 3.85%로 3위를 차지했고 원리금보장형에서는 3.87%로 증권사 중 1위였다.
DC형에서는 유안타증권이 4.15%로 전체 증권사 중 유일하게 4%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에도 유안타증권의 적립금은 2015년 955억 원에 그치며 전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자금이 빠져나갔다. 7년 수익률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6.5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대신증권(5.98%) 신영증권(5.97%) 하나대투증권(5.79%)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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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적립금 1위인 HMC투자증권은 DB와 DC 부문에서 중위권 성적에 머물렀다. HMC투자증권의 5년 수익률은 DB가 3.7%, DC가 3.14%로 전체 증권사 중 각각 5위, 10위에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DB형과 DC형의 성과가 엇갈렸다. 미래에셋증권은 DB형에서 5년 및 7년 연평균 수익률로 각각 3.59%, 4.77%를 거두며 전체 증권사 중 7위와 1위를 기록했다. DC형에서는 5년 연평균 수익률이 2.75%에 그치며 꼴찌를 겨우 면했다. 7년 연평균 수익률은 5.66%로 7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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