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은행권 귀환…1등 공신 '신한·국민銀' [2015 퇴직연금시장 분석] ②은행권 실적 10조원…운용 수익률 '평균 이하'
최은진 기자공개 2016-02-11 10:32: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3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잠시 위축됐던 절대 강자 은행업권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확정급여형(DB)보다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영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며 지난해 시장 점유율 50%대를 회복했다.은행업권 사업자 13곳 가운데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2조 원 이상의 실적을 쌓으며 업계 1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점유율 축소 등 한계에 봉착한 삼성생명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듯 무서운 속도로 격차를 줄이며 뒤 쫓아 가고 있다. KB국민은행도 2조 원에 가까운 실적을 올리며 약진했다.
◇ 시장 변화 읽은 은행…상위 사업자, DC·IRP 집중 공략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은행권 사업자들의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총 63조 37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10조 3922억 원(20%) 늘어난 것으로,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49.5%에서 50.5%로 확대됐다. 퇴직연금 시장 절반 이상을 독식하는 절대강자로서의 입지로 다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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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유형별로는 DB형이 전년대비 15% 증가한 36조 7478억 원, DC형이 22% 늘어난 18조 6593억 원으로 집계됐다. IRP는 같은기간 41% 증가한 7조 9632억 원이다.
은행업권 실적 중 특이한 사안은 DB 실적보다 DC와 IRP 합산 실적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보통 DB 적립금 규모가 DC와 비교해 두배 가량 많기 때문에 실적 측면에서도 DB가 압도적이었다. 이는 은행 뿐 아니라 증권·보험업권에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지난해 은행업권은 DB 실적이 대폭 축소됐고, DC·IRP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 DB로 성장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근로자 개개인을 타겟으로 삼는 마케팅으로 DC·IRP 적립금을 대거 유치한데 따른 결과다. 특히 은행업권 간 IRP 유치 경쟁이 심화되며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주요 배경이 됐다.
◇ 신한銀, 전체 사업자 중 2조 실적…국민은행 '약진'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13곳 중 가장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한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총 적립금 규모를 처음으로 10조 원 대로 끌어올린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전체 사업자 중 유일하게 2조 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총 적립금 증가분의 1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장점유율은 9.3%에서 9.6%대로 올라섰다. 1위 삼성생명과의 격차도 7조 원에서 6조 원으로 줄었다.
KB국민은행도 무서운 속도로 적립금을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가장 많은 1조 8000억 원 가량의 실적을 쌓았다. DB보다 DC 실적이 더 많을정도로 개개인 타겟 마케팅에 집중했다. 퇴직연금 라인업 상품 중 부진한 상품을 제외시키는 등 상품 관리 면에서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시장 점유율도 소폭 확대됐다.
IBK기업·우리·NH농협은행도 지난해 1조 원 이상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특히 기업은행이 중소 및 영세기업을 중심으로 DC와 IRP 영업을 강화하며 앞 순위인 우리은행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형기업 DB 적립금을 대거 유치하는 한편 IRP 마케팅을 강화하며 상위권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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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리금보장상품 몰빵…5년 연평균 수익률 '평균치 이하'
퇴직연금 시장의 독식자인 은행업권의 운용 성과는 상당히 저조하다. 특히 적립금 89%가 쏠려있는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 면에서는 더욱 부진한 성적이다.
은행업권 적립금 중 89%인 56조 1776억 원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에 투자 돼 있다. 그러나 DB와 DC의 원리금보장상품 5년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3%, 3.5%에 불과하다. DC의 경우엔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평균을 다소 웃도는 성과였지만 DB 평균인 3.4%와 비교해서는 굉장히 부진했다. 특히 부산·경남은행 등 지방은행과 기업은행의 DB 수익률은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은행업권의 실적배당형상품 5년 연평균 수익률은 DB가 2.13%, DC가 2.7%로 각각의 평균치를 웃돌았다.
금융당국 퇴직연금 관계자는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을 독식하고 있지만 적립금 운용 및 관리 측면에서 소홀한 부분이 매우 많다"며 "원리금보장 금리나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 등에 있어 큰 경쟁력이 없음에도 가입자들이 은행을 향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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