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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실적 1위 PB, 2G폰 쓰는 사연 [PB인사이드] 문경훈 현대증권 용산WMC 부장

이상균 기자공개 2016-02-12 10:35:00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뷰 도중 문경훈 부장(사진)이 꺼내든 휴대폰은 구형 2G 폴더 폰이다. 스마트폰 살 돈이 없어 2G폰을 사용할리는 없을 테고. 이유를 물어보니 스마트폰은 통화 음질이 떨어져 2G폰을 쓴다고 한다. 스마트폰에 비해 2G폰의 음성이 더 또렷이 잘 들린다고 한다. 문 부장은 "하루에 4~5시간, 한 달 기준으로 100시간 가깝게 통화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소리가 잘 안 들렸다"며 "무료 통화 요금제가 없던 시절에는 휴대폰 요금만 3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문 부장은 현대증권 리테일 부문에서 2년 연속(2014, 2015년)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약정액이 6000억~7000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다. 영업의 달인이라고 불릴만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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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용산WMC 문경훈 부장(PB)

◇2006~2008년 약정액 연 5조~6조원

1999년 9월 현대증권에 입사한 문 부장은 인사부에서 3년을 근무했다. 이후 영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2003년 법인영업부에 지원했다. 경험이 없던 그에게는 실적이 미미한 소형 투자자문사와 신생 법인, 중소형 보험사 등이 맡겨졌다. 회사에서도 별 기대를 하지 않던 곳이지만 문 부장의 노력 덕분에 약정액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2년이 지나자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는 자산운용사와 은행, 투자자문사 등 규모가 큰 법인을 맡게 됐다. 2006~2008년에는 약정액이 연 5조~6조 원, 월 평균 4000억~5000억 원에 달했다. 당시 문 부장은 점심을 PC 모니터 앞에서 햄버거와 짜장면으로 때우면서 거래 주문에 매달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에는 법인영업부에서 이 정도 규모의 약정액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2013년 문 부장은 10년간 근무하던 법인영업부에서 이촌동 지점으로 이동했다. 현재 근무 중인 용산WMC는 올해 1월 이촌동지점과 원효로지점이 합쳐진 곳이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맡았지만 실적은 변치 않았다. 법인 영업할 때부터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여전히 함께 있었다.

틈새시장도 적절히 공략했다. 법인영업부가 관심을 갖기에는 규모가 작고 지점에서는 그동안 관심 밖에 놓여있던 중소형 자문사와 부티크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자문사의 수탁고는 200억~500억 원 수준으로 지점 PB에게는 꽤나 큰 고객이다.

◇법인영업부 근무, 악바리 근성 발휘

현재의 영업실적 1위를 달성하기까지 문 부장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7년 어느 날 아침. 그는 얼굴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입이 돌아간 것이다. 문 부장은 "법인영업부에 들어온 이후 4년간 에너지의 120% 이상을 썼더니 어느 순간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먹지도 못하는 술을 계속 먹었고 수도 없이 토를 했다. 주량은 많이 늘더라. 결국 몸이 견디질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이 돌아간 상태에서도 고작 이틀을 쉬고 출근을 했다. 사흘 출근을 해서 법인고객들의 주문을 받았다. 한 달이 지난 뒤에는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외부활동도 재개했다. 그는 "입이 돌아가니까 말을 할 때마다 발음이 세고 밥을 먹으면 질질 흘리기 일쑤였다"며 "그런 상태에서도 회사에 나와 일을 하니 법인고객들이 악바리 근성이 있다고 인정해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문 부장은 이후 법인영업을 나가도 예전처럼 술을 먹지 않았지만 영업에 큰 지장은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인연 맺은 고객과 10년 이상 거래

문 부장의 영업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면서 기본에 충실하다. 그는 자신의 강점이 성실하고 진심으로 다가서려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영업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례가 있다.

스퀘어투자자문의 송기정 대표는 접근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영업 담당자들도 쉽사리 다가가질 못 한다고 한다. 문 부장은 그런 송 대표(당시 토러스투자자문 상무로 근무)를 수없이 만나 설득해 현대증권에 약정을 맡기는데 성공했다. 당시 토러스투자자문은 현대증권과 아예 거래가 없던 곳이다.

문 부장은 "송 대표가 젊은 대리가 와서 열정을 갖고 하는 모습을 좋게 봐준 거 같다"며 "재미없는 말이긴 하지만 헝그리(hungry)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에 대한 목마름과 열정이 있으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10년이 넘은 지금도 문 부장과 여전히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문 부장의 고객 중에는 젊은 날 함께 고생하면서 성장하고 지금은 자문사 혹은 부티크를 차린 이들이 많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문 부장은 고객과 함께 윈윈하며 함께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인맥 관리를 잘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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