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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의 명절 선물 고민 [PB센터 풍향계] 상품권 선물은 금물…사비 털어 선물하기도

이상균 기자공개 2016-02-15 09:48:57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5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와 은행의 PB센터에게 명절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상대적으로 고액을 맡기는 고객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 중에는 여전히 얼굴을 맞대고 인사 받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 어떤 선물을 준비할지도 중요하다. 너무 평범하고 성의 없어 보이는 선물은 피하면서 회사마다 설정된 예산의 한도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는 ELS 투자로 손실 본 고객들이 많아 이들을 어떻게 달랠지가 고민거리다.

◇나이 많은 고객, 직접 찾아가는 것 선호

증권사 PB센터에서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마다 가장 선호하는 선물은 고기와 과일, 생선, 홍삼 등이다. 명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나가는 고객들에게는 와인 선물이 적절하다고 한다. 상품권 선물은 금물이다. 돈 걱정이 별로 없는 고액자산가들에게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상품권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애정이나 선물을 고르기 위한 고민이 담겨져 있지 않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회사 차원에서 준비하는 선물은 예산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가의 선물을 보내기 쉽지 않다. 다만 투자손실액이 큰 고객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런 경우 PB가 직접 사비를 털어서라도 고가의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는 ELS 투자로 손실을 본 고객이 많아 이들을 달래는 것이 급선무다. 삼성역 인근 증권사 PB센터장은 "ELS 손실을 본 고객들에게는 비싼 한우세트나 갈비세트를 선물한다"며 "손실액이 크면 센터장이 직접 찾아가 기분을 풀어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거나 전통적인 부촌으로 여겨지는 성북동과 한남동, 연희동 등지의 고객들은 PB가 직접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선물을 전달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명동역 인근 시중은행 PB는 "올해 1월에 부임한 센터장과 함께 명절 2주 전부터 저녁마다 강북지역의 고객들을 찾아가 인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지역의 50~60대 고객들은 사생활 보호를 중요시해 PB가 직접 방문하는 것을 한사코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 테헤란로 인근 PB센터는 직접 방문보다 택배를 통해 선물을 전달하는 비중이 높다.

◇지역 특산물도 인기 선물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선물도 있다. 목동의 증권사 PB센터장은 "예전에 모찌떡을 하나씩 하얀 은박지에 싼 뒤 그 위에 한자로 복(福) 스티커를 붙여 선물한 적이 있다"며 "금액은 4만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든 고객들에게 모찌떡이 아련한 옛 추억을 되살려줬던 것"이라며 "복 스티커가 붙여진 모찌떡의 모습이 신선했다는 고객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명절이니 만큼 각 지역의 특산물도 인기 선물이다. 역삼역 인근 증권사 PB센터장은 "강릉 현지에서 문어를 구해와 고객들에게 선물한 적이 있다"며 "특히 명절에 제사를 지내는 고객들이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증권사 센터장은 "현미농사를 짓는 친척을 통해 현미 5Kg씩을 고객들에게 선물로 나눠준 적이 있다"며 "현지에서 공수해 워낙 신선한 덕분인지 명절이 끝나고 고객들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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