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평가방법론 개정..연쇄 등급조정 예고? 산업별 비교 가능성 제고…발전·정유·건설 등 사업항목 비중 축소
김병윤 기자공개 2016-03-10 17:07:44
이 기사는 2016년 03월 09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가 금융·기업 부문의 신용 평가방법론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개정 평가방법론은 산업별 비교 가능성을 높이고 평가지표의 의미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일부 산업이나 기업의 연쇄 신용등급 조정도 예상된다.대표적으로 발전·정유·건설·도시가스 등 유틸리티 산업에 대한 신용평가 때 상대적으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던 사업항목의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재무적 측면과 사업적 부분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는 다른 산업과 동일한 방법을 적용키로 한 것. 산업간 평가방법 비교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한기평은 또 비교가 용이하도록 지표 일부를 수정하고, 용어도 변경했다.
9일 한기평 관계자는 "발전·건설·정유·도시가스 등 유틸리티 산업에 대해 사업적 항목과 재무적 항목을 각각 50%씩 반영해 신용등급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은 기존에 사업적인 부분을 재무적인 부분보다 더 강조해 신용등급을 부여했었다.
한기평 관계자는 "유틸리티 사업은 원가보존이 되는 특성이 있어 수익이 굉장히 안정적"이라며 "과거 이러한 안정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책정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안정성 덕분에 유틸리티 사업은 3~4% 영업이익률만 나더라도 AA나 A급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며 "만약 다른 산업에서 3~4%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면 그보다 낮은 신용등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유틸리티 산업과 다른 산업간 신용등급 비교가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기평은 금융 산업에 대해서는 산업별 비교 가능성을 높이고 산업의 최근 변화 상황을 반영하는데 초점을 둬 평가방법론을 개정했다.
또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지표도 변경된다. 한기평은 영업현금창출력 지표를 기존 OCF(Operating Cash Flow)에서 EBITDA로 변경한다. 산업·시계열간 상대적 비교가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맥락으로 순차입금 커버리지 지표를 기존 총차입금/OCF에서 순차입금/EBITDA로 변경한다. 또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지표를 평가방법론상 재무평가 항목의 대표 지표로 설정할 예정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커버리지 지표에서 개별기업의 현금유동성 차이를 반영하고 있는 점과 금융부채 외 영업부채를 포함한 포괄적 레버리지와 관련한 리스크 분석도 강화할 필요성이 부각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별 평가방법론 간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평가지표를 기업부문 산업별 평가방법론에 대부분 반영했다"며 "등급별 구간값은 코퍼레이트(corporate) 평가방법론을 준용해 설정했다"고 말했다.
코퍼레이트 평가방법론은 산업별 평가방법론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 부문의 기업을 평가할 때 활용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말 기준 76개 기업에 대해 이 평가방법론을 적용했다. 2013년 말에는 적용 기업수가 108개에 달했으나 산업평가방법론 확대 등의 사유로 적용 기업수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한편, 한기평은 '평가방법론등급'과 '독자신용등급' 용어를 각각 '모델등급(model rating)', '자체신용도(stand-alone rating)'로 변경할 예정이다. 평가방법론등급은 평가방법론에 의해 산출되는 등급이며, 독자신용등급은 기업 계열 지원성을 배제한 기업 자체 신용등급을 뜻한다.
한기평은 이번 개정을 즉각적으로 신용등급에 반영하지 않고, 개별기업 신용등급은 추가적인 검토 과정을 통해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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