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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 '천덕꾸러기' 펀드 투자 회수 기대 캔들미디어 매각 추진, 회수금 적지만 청산 '의미'

장소희 기자공개 2016-03-29 13:12:49

이 기사는 2016년 03월 2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수익을 내지 못해 골칫덩이로 전락한 펀드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펀드가 투자한 코스닥상장사 캔들미디어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총 900억 원 투자금 중 일부를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캔들미디어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 SK플래닛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부터 펀드 3개를 통해 캔들미디어에 투자하고 있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 10월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되면서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펀드 3개를 넘겨받았다. 초기 투자금은 3개 펀드를 모두 합쳐 899억 원이었지만 지난 2014년 말 기준으로 화이텍포커스투자조합2호(지분율 66.7%)와 오픈이노베이션펀드(98.9%), 화이텍섹터투자조합4호(49.7%)를 합쳐 총 794억 원으로 투자금 규모가 줄었다.

이 펀드들은 모두 콘텐츠 유통회사인 캔들미디어에 투자하고 있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이 중 화이텍섹터투자조합4호는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남은 투자금을 모두 손실처리하기도 했다. 당초 250억 원을 투자했던 이 펀드는 매해 손실만 기록했고 지난 2014년 103억 원을 손실로 처리하며 사실상 투자를 접었다.

하지만 이번에 캔들미디어 매각에 착수하며 나머지 두개 펀드를 통해 자금 회수가 가능해졌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지분율 18.73%)가 캔들미디어의 최대주주이고 화이텍포커스투자조합2호(16.32%)가 2대 주주로 있어 매각이 성사되면 매각 수익에 대한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손실처리를 했지만 화이텍포커스투자조합 4호(9.89%)도 캔들미디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금 일부는 회수할 수 있다.

다만 회수금 규모가 최초 투자금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캔들미디어 측이 희망하는 매각가가 500억 원 가량으로 알려졌는데 이 가격에 매각이 성사되도 SK플래닛이 최초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는 어렵다. SK플래닛 외에 펀드에 출자한 SK네트웍스, SK C&C 등도 매각이 성사되면 투자금 일부 회수가 가능하지만 당초 투자금 규모가 작아 회수금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회수된 투자금 규모보다는 매각 추진 자체가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픈이노베이션펀드 등 SK플래닛이 보유하고 있는 펀드들이 과거 SK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활용됐다는 오명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콘텐츠분야에 신규 투자를 앞두고 있는 것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펀드를 정리하는 이유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를 보유한지 이미 오래됐지만 일부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고 과거 좋지 않은 사건에도 연루됐었기 때문에 이 펀드들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리하는 편이 이득일 수 있다"며 "현재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3000억 원 가량의 신규 콘텐츠 펀드를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에 오래된 펀드들을 정리하는 차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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