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주된 SK플래닛, '협업체계' 구축하나 카카오톡·시럽 시너지, 상호 약점보안 '화해무드'
이경주 기자공개 2016-01-26 08:09:2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5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보유하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15% 전량을 3680억 원에 카카오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더불어 매각대금의 40%인 1481억 원은 카카오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는 당초 이달 초 카카오가 밝힌 내용이지만 당시 SK플래닛은 최종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며 부인하며 결렬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하지만 SK플래닛은 고민을 거듭하다 11일 만에 결국 지분매각과 유증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외부에 알려진 대로 카카오는 SK플래닛에게 껄끄러운 존재다. SK플래닛은 카카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가 자사 내비게이션 T맵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민사소송을 걸었다. 또 SK플래닛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 자사 기프티콘을 제외한 것을 이유로 공정위에 불공정행위로 제소하기도 했다.
SK플래닛의 모회사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카카오가 불편했다. 주요 수익기반이었던 문자서비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무료통화 기능까지 추가하며, SK텔레콤의 무선전화 서비스까지 위협했다.
그만큼 SK플래닛의 이번 결정은 의미하는 게 크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양사 간 화해분위기가 조성된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모두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O2O사업에서 협력할 지 여부에 관심이 많다.
시장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핀테크'로 상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K플래닛은 핀테크 서비스를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펼쳐온 기업이다. 2014년 상반기 모바일 선(先)주문 결제 시스템인 ‘시럽(Syrup)'을 도입해 핀테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등 핀테크 관련 규제가 풀리기 전부터 시장의 가능성을 점치고 뛰어들었다. 이후엔 시럽 월렛, 시럽 오더 등 이를 O2O와 연결시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다만 SK플래닛은 시럽을 통해 수익은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시럽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막강한 플랫폼을 활용해 O2O사업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미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올해 2분기에 대리운전 서비스를 도입할 전망이며, 고급택시, 카카오뷰티(미장원), 베이비시터, 택배, 발렛파킹 등 모든 가능한 O2O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O2O서비스에 시럽을 도입하면 상호 윈윈할 수 있다. 시럽은 수익을 갖추게 되고 카카오는 간편 결제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 효용을 높이게 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플래닛은 핀테크 서비스에 확실한 강점이 있고, 카카오는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O2O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시럽과 카카오가 만나면 상호 윈윈 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측 역시 "상호협력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두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카카오와의 소송은 ‘별개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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