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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현대증권 인수로 자본확충 부담 덜었다 인수 실패 시 '플랜B'로 유상증자 계획 세워

윤지혜 기자공개 2016-04-05 08:55:17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가 이번 인수 성공으로 자기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을 덜게됐다. 저금리기조로 인해 은행업에서 한계에 봉착한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지 못할 경우 KB투자증권에 대한 유상증자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인수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과 자본확충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자본금 18조 원에 달하는 KB금융지주는 예전부터 지주 내 자회사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금융지주사 중 덩치가 큰 편이지만 금융투자업에서는 위상이 약하다는 약점이 있었고 전체 금융지주 내 비중이 은행업에만 편중돼있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연결 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의 은행업은 70%에 달하지만 증권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아울러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증권투자업을 돌파구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200억 원으로, 적극적으로 영업을 나서기에 역부족인 규모였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의 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과 레버리지 비율 규제 도입으로 자본의 절대 총량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결국 KB금융은 KB투자증권의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지주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초 4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현대증권이 M&A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에 급하게 계획을 취소한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KB금융은 장기적으로도 유상증자에 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KB금융 내부적으로는 이번 1조 원 베팅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 실패 시 플랜B로 어차피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순현금으로 증자를 하는 것 보다 자기자본이 큰 증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KB금융은 1조 원을 투자해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3조 9000억 원의 증권사로 변모하게 된다. 업계 순위는 18위에서 3위로 오른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늘어난 자본 규모만 놓고 봤을 때 2조 3205억 원을 투입해 4조 3200억 원(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을 갖게 된 미래에셋증권보다 싼값에 자본을 확충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KB금융은 우선협상자로 선정 된 후 "280만 명 현대증권 고객을 포함해 3500만 명에 이르는 KB금융의 고객기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된다"며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주요 업권에서 1등을 석권해 그룹 전체로도 1등 금융그룹이 되는 1등 KB 전략에 속도를 더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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