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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 최대 수혜 상품 'ETF' 통합자산관리·관리보수 수취 가능…다양성 확보가 관건

이승우 기자공개 2016-04-05 11:22:4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1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 금융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TF는 펀드지만 매매 절차가 간단해 포트폴리오 구성에 제격인 상품이다. 게다가 판매 보수가 없어 관리 보수를 수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상품이다. 독립투자자문업자(IFA)와 ISA, 로보어드바이저 등 최근 정부가 내놓거나 독려하고 있는 정책들이 바로 통합 자산관리와 관리보수 수취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문제는 ETF 시장의 다양성 부족이다. 원자재와 중소형주, 해외주식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는 ETF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스피200과 국채 등 일부 기초자산이 주류다.

ETF 시장을 놓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3대 축이 확고한 입지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사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었다. 이를 못 견딘 중소 운용사들은 아예 ETF 사업을 접으면서 다양성을 더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IFA·로보어드바이저 기본은 ETF…"정부 정책 중심에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제2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를 열고 금융상품 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문사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등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서비스를 일반투자자들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그 중심에 바로 IFA가 있다.

IFA는 일반 금융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자문사로서 자산관리 시장에 나와 있는 거의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기존 금융상품 대부분은 판매 보수가 이미 책정돼 있다. 때문에 IFA 보수와 중첩되면서 이중보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이 바로 ETF다.

ETF는 판매보수가 없다. 때문에 IFA가 ETF를 통해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보수를 받을 경우 고객들의 저항감이 상대적으로 덜 할 수 있다. 게다가 ETF는 일반 공모펀드가 담고 있는 기초자산 뿐 아니라 원자재와 다양한 해외 자산 등을 간편하게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ETF만으로도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IFA는 대중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IFA나 고객 양측에서 보면 그나마 판매보수가 없는 ETF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IFA와 비슷한 이유로 대중을 상대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ETF가 가장 중요한 기본 상품이 될 수밖에 없다. 로보어드바이저로 수취하는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즉 이중보수 문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게 바로 ETF이기 때문이다. 이미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놓은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ETF를 통해 해당 금융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대표격인 ISA 역시 향후 ETF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탁형의 경우 고객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임형의 경우 판매 보수가 없는 ETF를 활용하는 게 운용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 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의 국민재산 증식 프로젝트는 대중의 통합자산관리, 그리고 관리보수 수취라는 두가지 큰 특징이 있다"며 "이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상품이 바로 ETF다"고 말했다.

◇특정 자산 쏠림, 다양화 필요…옥석가리기 中

문제는 ETF를 활용해 통합 자산관리를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느냐의 문제다. 국내 대형주 주식 뿐 아니라 중소형주, 그리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ETF 상품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지만 기존 공모펀드나 다른 금융상품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ETF 시장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전체 시장 규모는 크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도 정체되고 있다.

국내 출시된 200여 개 ETF중 순자산 1000억 원이 넘는 ETF 종목은 30개가 넘지 않는다. 코스피 200이나 국채를 기본으로 하는 ETF가 그나마 순자산 1조 원이 넘는다. 나머지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

ETF 추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획기적인 상품이라며 너도 나도 뛰어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같은 상품을 서로 베끼면서 기초자산 다양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특정 종목 위주로 ETF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소 자산운용사는 아예 ETF 시장에서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 대형사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기초자산 차별화보다는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제살깎기를 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솔직한 토로다. 대형 A사의 경우 수수료 인하 경쟁에 동참, 지난 한해에만 50억 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IFA와 ISA,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 등 정책 방향은 ETF 시장에 굉장한 기회를 주고 있다"며 "독창적인 ETF 개발과 관리 등으로 이 기회를 살릴지는 금융회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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