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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넘어 본고장 공략 '갈 길 험난' [K뷰티 글로벌 리포트]제품력 기반 '미국·유럽' 노크, 인지도 확대·차이나버블 해소 과제

이호정 기자공개 2016-04-12 08:29:55

이 기사는 2016년 04월 06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 대륙을 휩쓸고 있는 K뷰티가 화장품 산업의 본고장인 유럽을 비롯한 미국 대륙을 넘보고 있다. '패스트 코스메틱(Fast Cosmetic)'으로 통하는 고유 경쟁력을 기반으로 품질 우수성을 내세워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외형 면에서 '코끼리 비스킷'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능성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 부문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도심에 일부 매장을 오픈하는 방식으로 문을 두드리면서, 프리미엄 이미지 쌓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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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조 글로벌 시장 공략 잰걸음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533조원(4645억 달러) 규모로 2009년에 비해 29.4% 증가했다. 또 2020년까지 연평균 6.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785조원(67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외형 확장은 세계 2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성장세가 꾸준하고,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동의 가세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4년 482조원으로 2009년보다 26.6% 증가했다. 미국, 유럽의 성장세가 중국(38.2%)에 비해 떨어지지만,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 화장품의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외형 확대와 맞물려 한류열풍을 타고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으로 손길을 뻗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콧대 높은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받기 시작한 건 불과 5년여 밖에 되지 않는다"며 "한류열풍과 함께 트렌디 하면서도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면서 지역 다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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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서 글로벌 브랜드와 합종연횡

한국 화장품의 미국 진출 역사는 30년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986년 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주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 주요 고객층이 교민들로 제한됐다.

지금은 한류열풍을 기반으로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LG생활건강,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단독매장, 멀티숍, 백화점 등의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2013년 3월 출시한 ‘트리트먼트 CC 쿠션'이 유명매거진 엘르의 ‘지니어스 뷰티 어워드'를 수상했다. 라네즈 ‘BB 쿠션'은 대형할인점 타깃의 전체 판매제품 중 매출 1위(2014년 기준)를 차지했다.

작년 3월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생활건강도 선전하고 있다. 동부와 서부 주요 지역의 세포라(로드샵)에서 판매 중인 브랜드 빌리프의 매출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세포라에서 빌리프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고급 백화점으로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경우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뜸한 편이다. 명품 브랜드와 협업 등을 통해 시장 진출을 모색 중으로, 유럽의 여러 나라에 기지를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6월 프랑스의 크리스챤 디올과 쿠션 화장품 기술을 전수하는 MOU를 체결했고, 에이블씨엔씨 새라제나, 투쿨포스쿨, 제이씨피플, 리더스코스메틱 등 여러 브랜드 등이 링클 케어(주름개선)와 미백 제품을 바탕으로 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는 한류열풍의 주역들을 기용한 스타마케팅을 통해 저변 확대를 추진 중이다.

◇브랜드 인지도 약점, 차이나버블 해소 과제

잇단 해외 공략에도 불구 실적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해외(중국 제외)에서 4888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당기순이익은 49억 원에 불과했다. 또 LG생활건강과 네이처리퍼블릭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59억 원, 11억 원에 그쳤다. 반면 에이블씨엔씨, 코스맥스는 적자로 전환됐거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과 달리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로드샵에 입점하거나 몇몇 지역에 매장을 여는 소극적인 진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뷰티
<자료: 사업보고서>

업계는 선진 시장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를 더 끌어올려야 ‘차이나버블'이 빠져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지만 미국과 유럽이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갈 길이 아직 먼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편향 수출과 유커 중심의 내수시장이 K뷰티의 한계점으로 꼽힌다"며 "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들의 기술력이 빠르게 상향되면서 한국산 화장품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 만큼 지역 다변화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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