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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한화生 의존도 어쩌나...특자펀드 위안 [자산운용사 경영분석] 실적 상승 불구 수익성 하락…특자펀드 등 사업다각화

김기정 기자공개 2016-04-20 10:35:56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5년 간 꾸준히 순이익을 불려왔다. 그러나 수익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운용 자산 규모는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지만 순이익 규모는 10위에 불과했다. 덩치에 비해 버는 돈이 적은 이유는 기관자금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자금은 전체의 절반을 훨씬 웃돌 정도로 비중이 절대적이다.

다만 펀드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리테일 비중이 높은 여타 운용사는 펀드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수익 역시 크게 하락한 상태다. 특별자산펀드, 부동산펀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게 안정적인 수익을 이끌어낸 주 요인으로 꼽힌다.

◇5년간 순이익·영업이익 매년 증가…수익성은 '글쎄'

14일 한화자산운용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5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5년 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순이익을 늘려왔다. 2011년 말 39억 원이었던 순이익은 매년 평균 20억 원 이상 증가했다. 5년 전 192억 원이었던 영업수익 또한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 605억 원까지 불었다.

계정 과목 별로 살펴봐도 실적 호조세는 뚜렷하다. 이익을 지탱하는 두 기둥인 투자 일임 수수료와 집합투자기구(펀드) 운용 보수 모두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항목은 각각 318억 원, 261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운용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수익성은 높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의 운용 자산은 66조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159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조를 굴려서 2억 4000만 원 정도 벌었다는 뜻이다. 대형 생보사 계열사로, 한화자산운용과 사업 구조가 유사한 삼성자산운용은 1조 원에 2억 75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타 운용사들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독보적인 자산규모 1위인 삼성자산운용(182조 원)은 순이익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운용자산 규모 3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이익 기준 1위를, 자산규모 4위인 KB자산운용은 순이익 기준 6위를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사 중 두 번째로 굴리는 자금이 크지만 실제 버는 돈은 업계에서 열 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자산운용

◇기관자금 의존도 '극심'…한화생명 자금 비중 60% 달해

덩치에 비해 순이익이 적은 이유는 사실상 기관자금을 뜻하는 투자 일임 규모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집합투자기구 자금 규모와 투자 일임 규모는 각각 18조 원, 48조 원이다. 반면 집합투자기구를 운용해 벌어들이는 보수는 32억 원으로 투자 일임 수수료(26억 원)보다 높다. 집합투자기구 수수료의 경우 기관 자금 수수료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높은 경우도 있다.

투자 일임 규모 48조 원 중 40조 원 이상은 한화생명의 자금이다. 적게 잡아도 투자 일임 규모의 83%, 전체 운용자산의 6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사실상 한화생명 자금이 회사 전반을 좌우하는 셈이다. 평가액 기준 보험사가 고유계정으로 맡긴 자금 규모는 53조 원, 사실상 변액보험인 특별 계정 위탁 운용 자금은 12조 원이었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생보사로, 변액보험 시장 점유율 역시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를 계열사를 둔 자산운용사의 경우 그 영향력이 막대한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의 기관 자금 의존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11년 말 24억 원으로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154억 원)의 6분의 1에도 못 미쳤던 투자 일임 보수는 5년 만에 261억 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해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318억 원)과의 격차가 대폭 줄어든 상태다.

펀드 시장은 쇠락기로 접어든 반면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기관자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업황이 기관자금 의존도를 끌어올린 주된 배경으로 해석된다. 공모 시장에서 한화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코리아레전드(종)C의 경우 2000억 원에 육박했던 설정액이 4분의 1토막 나는 등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몇 년 간 이렇다 할 간판 펀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자펀드·부동산펀드 등 펀드 포트폴리오 다양…수익 안정화 기여

다만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 또한 지난 5년 간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리테일 비중이 큰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자산운용 등은 공모펀드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보수 역시 확연히 줄어들었다. 한화자산운용은 일반 주식형 및 채권형 펀드를 비롯해 특별자산펀드, 부동산펀드 등 여러 유형의 펀드를 비교적 고르게 운용하고 있다.

특자펀드의 설정 잔액은 2조 4000억 원으로, 전체 운용사 중 세 번째로 크다. 한화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잔액 중에서는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자펀드의 경우, 운용보수율이 0.8%로 채권형(0.08%)보다는 10배, 주식형(0.39%)보다는 2배 이상 높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수익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집합투자기구 규모(1조 6000억 원) 역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로 여타 운용사 대비 높은 편이다. 한화자산운용은상업용 부동산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 지난 2007년부터 아시아 지역 리츠(REITs)에 투자하는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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