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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에피스 연결제외 '자본 4.4배' 급증 장부상 1.6조 이익잉여금 인식, 외형확대·재무구조 개선 효과

김선규 기자공개 2016-04-20 08:00:1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소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 자본총액이 4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속기업이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하고, 지분법으로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외형 확대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누렸다. 향후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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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2조 7748억 원으로 전년(6307억 원)보다 4.4배 급증했다. 이는 4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종속기업투자이익이 발생하면서, 1조 6000억 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자본총계에 반영된 결과다.

종속기업투자이익은 에피스를 연결 재무제표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발생했다. 콜옵션을 보유한 바이오젠에게 주요 주주 권한이 있으며, 이에 따라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해 에피스를 관계기업으로 재분류하고, 지분법적용투자주식 계정으로 그 가치가 장부에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를 연결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자본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설립 이후 줄곧 삼성그룹이 참여한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늘려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1445억 원의 유증을 마지막으로 자금지원이 끊겼다. 이후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해 자본총액을 늘리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통해 외형 확대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지분 91.2% 지분을 평가해 총 4조 8000억 원의 지분법투자주식을 자산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1조 4000억 원 안팎이었던 자산규모가 5조 9600억 원으로 급증했다.

또한 지분법투자주식에서 에피스의 순자산 가치(2905억 원)를 뺀 4조 5000억 원의 종속기업투자이익을 손익으로 인식한 덕분에 당기손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파생상품평가손실(1조 8204억 원)로 인식했으나 대략 2조 7000억 원 가량의 영업외수익을 남겼다.

1조 9049억 원의 당기순익이 발생한 덕분에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이익잉여금이 흑자로 전환됐다. 3147억 원의 누적결손금과 에피스의 실적 저하로 2036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종속기업투자이익으로 이익잉여금은 1년 만에 1조 6015억 원으로 불어났다.

재무구조 안정화 효과도 누렸다. 차입금 규모가 전년에 비해 2062억 증가하고, 5816억 원의 이연법인세부채 발생에도 불구 늘어난 자본총액이 이를 상쇄했다. 실제 부채비율은 2014년 말 114.9%에서 지난해 114.8%로 감소했다.

더욱이 실제 유입된 현금이 없더라도 회계상 2조 원 가까운 이익잉여금은 향후 재무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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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스의 연결 대상 제외는 기업공개(IPO)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자회사(에피스)가 먼저 상장을 실시하고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아 모회사가 나중에 상장을 추진한다. 하지만 에피스의 무기한 상장연기로 올해 안에 상장을 계획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IPO작업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여기에 에피스를 종속회사로 묶여놓을 경우 저조한 실적이 연결에 포함돼 회계상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보유 지분 50%를 초과하는 종속회사 실적은 연결 재무제표에 100%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해 보유 지분의 가치를 평가 받아 상장 전 에피스의 밸류에이션을 장부에 미리 반영하고, 에피스의 부진한 실적 부담을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아 회계상 이를 반영하고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시켰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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