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한국물 역대 최대 투자수요 확보 비결은 약 100만불 모집, 장기물·업종 희소성 매력 통한듯
정아람 기자공개 2016-04-18 17:19:4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5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약 5년만에 글로벌본드(RegS/144a) 시장에 복귀해 발행 예정 규모인 5억 달러의 약 20배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이끌어냈다. 역대 한국계 기관이 발행한 달러화채권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수요를 이끌어냈다. 한국계 장기물에 목말라있던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기아자동차의 경우 최근 약 5년간 꾸준히 국제신용등급이 상승했다. 투자매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5년만에 드물게 시장에 나왔다는 점 역시 투자자의 마음을 우호적으로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자동차는 15일 새벽 벤치마크 사이즈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투자자 모집 결과 총 97억 달러 가량의 투자수요를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5년 만기 달러화채권의 경우 최종적으로 310개 기관으로부터 45억 달러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됐다. 10년 만기 채권에 대해서는 340개 기관으로부터 52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들어와 두 트랜치에 고르게 투자수요가 유입됐다.
최종 발행 가격은 5년물의 경우 이니셜 가이던스인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5T)+170bp에서 25bp를 낮춘 5T+145bp로 결정됐다. 총 발행 규모는 4억 달러, 쿠폰 금리는 2.625%, 일드는 2.698%로 결정됐다. 10년물 역시 이니셜 가이던스인 10T+185bp 대비 낮아진 10T+155bp로 결정(쿠폰 3.25%, 일드 3.32%)됐으며 최종 발행 규모는 3억 달러다.
기아자동차가 달러화채권 시장에 복귀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그간 기아자동차는 일부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외부 차입을 최소화하는 조달 정책을 유지해 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 뿐 아니라 GM, 도요타 등 대부분 글로벌 자동차 완성업체의 경우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부채자본시장(DCM)에 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신 캐피탈사 등 오토파이낸스 사(社)를 통한 차입 전략이 일반적이어서 이번 기아자동차의 채권 발행은 그 자체로도 주목을 받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들어 발행된 한국계 기관의 장기 채권이 매우 드물었다는 점 역시 투자수요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국내 기관이 발행한 10년 만기 채권은 4월과 1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산업은행이 발행한 달러화채권 2건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물의 경우 보험사, 연기금 등의 투자수요가 항상 존재하는 반면 담을 수 있는 물량은 드문 상황인데, 이런 타이밍에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의 장기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투자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0년물의 경우 총 52억 달러의 투자수요가 모집됐으며 이 중 미국계 기관으로부터의 주문이 전체의 45%, 자산운용사(69%)와 보험사(14%) 등의 주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문 규모가 당초 예상 대비 기록적으로 큰 규모를 나타내자 프라이싱도 당초 매우 공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프라이싱 당일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캐피탈·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 등 파이낸스 사의 5년물 유통 가격은 5T+150bp 안팎에서 형성돼 있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5년만에 시장에 복귀한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3~4bp 가량의 뉴 이슈 프리미엄(NIP)이 추가된 150bp 중후반의 가격 책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이보다 약 10bp 가량 발행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렸다.
기아자동차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2011년 발행한 기존 달러화채권의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아자동차는 5년 만기 달러화채권 발행 조건으로 5T+208(쿠폰 3.625%)를 적용했다. 당시 국제신용등급은 Baa2/BBB/BBB(무디스-S&P-피치 기준)였다. 2016년 4월 현재 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은 Baa1, A-, BBB+다.
이번 채권 발행 주관사로는 BOA메릴린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JP모간, 노무라증권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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