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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한국 모바일기업 투자 매력 입증 EB 발행수요 2.5배 모집, 로엔엔터 인수금융 전액 장기화

정아람 기자공개 2016-04-29 13:28:00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7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국내 모바일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 교환사채(EB) 발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AA-급 우량채임을 여러 차례 증명했던 터. 이번 해외 EB 발행을 통해 제조·금융업 기업 이외에도 국내 기업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올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번 EB 발행을 통해 8000억 원 규모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금융 전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는 효과도 누렸다.

카카오는 지난 25일 아시아와 유럽 금융시장(RegS)에서 2억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해당 EB의 발행 쿠폰 금리와 일드는 모두 0%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8.67%(219만 1885주)가 담보로 제공됐다. 교환가액은 10만 4933원으로 설정됐다. EB의 만기는 5년이며 3년 후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EB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은 올해 초 카카오가 음원 사업자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차입한 단기차입금(브릿지론) 차환 용도로 사용된다. 기존 브릿지론 8000억 원은 6개월 만기로 연 2.3%의 금리가 적용됐다. 카카오는 이미 올해 들어 국내에서 공모 회사채와 사모채, 전환사채(CB) 형태로 총 5700억 원을 조달해 차입구조 장기화 및 이자비용 절감을 시도해 왔다.

실제로 카카오는 이달 초 한 차례 해외 전환사채 발행을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당시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크다는 판단에 한 차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불안정성으로 원화 투자 리스크가 커져서 외국인 투자자 대상 흥행이 안될 것으로 판단해 국내 CB로 선회했다

이후 카카오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모간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EB로 조달 전략을 선회, 무디스 기준 A1 신용등급을 보유한 국민은행의 지급보증을 더했다. EB 발행을 앞두고 로엔엔터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도 21일 종가 기준 7만 6900원에서 22일 8만 1900원, 25일 8만 2300원으로 올랐다.

25일 장 마감 이후 아시아와 유럽 금융시장에서 EB 발행을 공식 선언한 결과 카카오는 2억 달러 모집에 총 35개 기관으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수요를 이끌어냈다. 업계 관계자는 "딜 론치 이후 30분만에 이미 발행 예정 규모를 모두 채웠다"며 "해외 국부펀드 등 우량 장기투자자가 상당수 유입됐다"고 말했다.

카카오 로엔엔터 인수금융 구조

이번 딜을 통해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공모 형태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메신저 부문에서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 이후 처음으로 시장성 조달에 나섰던 2015년 11월 이후 지속적으로 공·사모채 등 발행에 성공해 왔다.

다만 지금까지 국내 기업 중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한 기업은 대부분 금융업종과 자동차, 제조업 등에 쏠려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사업성 측면에서 우량한 기업이지만 아직 해외에서는 인지도가 다소 낮고, 수익성 변동폭이 큰 모바일업종이라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심리적 장벽이 될 수 있었던 부분"이라며 "이번 발행 성공으로 이같은 인식을 극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EB 발행이 장기적으로 카카오의 해외 진출 및 추가 자금 유치 가능성을 입증한 계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음원, 게임, 광고, 커머스, 핀테크, O2O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 중 음원과 웹툰 등 컨텐츠사업의 경우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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