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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현대상선 '살리고' 한진해운 '손떼고' 회생불능 판단 관측, 4300억 채권 손실 확대 우려

김창경 기자공개 2016-04-29 08:32:16

이 기사는 2016년 04월 2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이 한진해운 협약 채권금융기관에서 빠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 자율협약에 찬성하고 채권단에 합류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한진해운 회생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보는 지난 25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협약 채권금융기관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서 접수를 앞두고, 돌연 탈퇴 의사를 밝혔다. 채권단은 27일까지 신보에 구체적인 탈퇴 사유를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신보의 행보는 현대상선 사례와 상반된다. 신보는 앞서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에 찬성하고, 채권단으로 참여했다. 이번에는 한진해운이 추가 자구안 실행 방안을 제출하기도 전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협약 채권금융기관에서 빠지게 되면 신보가 들고 있는 한진해운 채권은 비협약채권으로 분류된다. 비협약 채권금융기관은 출자전환 부담이 적고, 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의무가 없다. 신보의 한진해운 익스포저는 4300억 원으로, 미회수 등 손실 확대를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상선의 경우 한진해운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29일 자율협약을 개시했다. 이미 자율협약 개시에 앞서 대규모 자산 매각을 추진했다. 벌크 전용선 사업부 및 현대부산신항만 등의 본계약이 체결돼 있었다. 또 현대증권 매각 후보자 선정을 앞두고 있었다. 이어 자율협약 개시 이틀 뒤인 3월 31일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됐다.

현대상선은 또 지난 2월 본격적인 용선료 협상을 시작했다. 무산되긴 했지만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위해 사채권자집회를 지난 3월 개최했다. 부채비율을 줄이고 부분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목적으로 감자도 실행했다. 채권단이 현대상선에 손을 내밀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은 셈이다.

반면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신청 자체가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추가 자구안도 채권단의 호응을 끌어내기 부족했다. 터미널 운영 자회사, 선박 등을 매각해 4112억 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매입 후보자가 없는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모호했다. 무엇보다 채권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용선료 협상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게다가 영업기반인 해운 동맹마저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뚜렷한 자금 조달 계획이 없는 가운데 운영자금 조차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보가 채권단 참여를 주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신보는 정부의 해운사 지원정책에 국책기관으로 동원됐다.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발동되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원금의 20%를 해당 기업이 상환하고, 나머지의 60%를 신보가 부담했다. 그 여파로 한진해운 익스포저가 불어났다.

신보 측은 "한진해운 자율협약에 동참할지, 비협약채권자로 남을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충분한 검토를 거쳐 다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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