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장 산업은 위기인가 [Kevin Park의 골프산업 스토리]
박경호 Kevin Park Golf Management 대표공개 2016-05-09 17:53:2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부도와 법정관리, 입회보증금 반환과 관련된 분쟁기사가 매일 같이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골프장 산업은 위기일까?골프장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회원제와 대중제. 쉽게 이야기 하면, 회원제 골프장은 골프장의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특별한 이용자격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다.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제 골프장의 경영 성과를 살펴보자. 2014년 기준 회원제 골프장은 EBITDA율 8.9%, 영업이익률 -4.5%를 기록했다. 평균영업이익률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하락한 끝에 2014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EBITDA율 42.2%, 영업이익률 27.4%를 기록했다.
|
그럼 다시 한번 물어보자. 골프장산업은 위기인가? 대중제 골프장은 위기라고 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평균영업이익률 27%를 기록하는 산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상황이 좋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골프장이 위기다"라고 말하면 반은 옳고, 반은 거짓이다. "회원제 골프장이 위기다"가 정확한 진단이다.
그렇게 진단하고 나면 문제해결도 두 가지 방향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 △ 회원제를 유지하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율을 개선할 수 있는가 △ 회원제 골프장을 수익률이 좋은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
먼저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제 골프장의 2014년 경영 성과를 비교해보자. 회원제 골프장의 세금부담액은 32억 8000만 원인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3억 원이다. 무려 30억 원의 세금부담 차이가 있다. 회원제골프장의 재산세율이 4%인 반면 대중제 골프장은 0.2~0.4%다. 10배가 넘는다. 더하여 회원제 골프장은 입장객 1인당 약 2만 2000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반면, 대중제 골프장 입장객은 개별소비세 부담이 없다.
|
매출의 30% 이상을 세금으로 부담하는 상황에서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성 개선이 과연 가능할까? 현재 상황에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힘들다고 가정하면 세제가 급격하게 바뀌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세제 개편은 정부의 의지와 관련된 문제다. 그렇다면 정부는 세금 제도를 개편할 것인가?
정부가 지금 당장 세제를 개편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난 1998년, 정부는 골프 대중화 정책을 발표한다. 정책 수단으로 대중제 골프장에 대하여 면세에 가까운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다. 그리고 18년이 지났다. 상당한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의 회원제와 대중제 이용 비율이 30대 70 정도를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은 미흡하다. 18년을 꾸준히 유지해 온 골프 대중화 정책이 완성되었다고 발표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다.
|
더군다나 지난 18년간 골프장을 회원제로 운영할 것인지, 대중제로 운영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골프장 사업자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지난 18년간 대중제로 운영하면 엄청난 세금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프장사업자들은 회원제를 선택해왔다. 지금도 선택권은 골프장 사업자에게 있다. 스스로 선택한 경영상의 의사 결정이라는 뜻이다. 그것을 왜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가?
국토의 일부를 골프장이라는 체육시설로 개발하면서, 특정 회원들에게만 이용하도록 하면 중과세를 하고, 모든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 감세를 해준다. 아직도 충분히 명분이 있다고 본다. 현재로서는 정부 스스로 이런 명분을 포기할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정리해 보자. 골프장은 위기인가? 회원제 골프장의 위기일 뿐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수익률은 개선될 수 있을까? 세제 개편 없이는 불가능하다. 회원제 골프장은 매출의 30%가 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도 회원제 골프장을 위해 세제를 개편하기에는 아직 명분이 부족하다.
정답은 하나다. 한계 상황의 회원제 골프장부터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대중제 골프장 이용객 비율이 70%까지, 최소 60%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정부도 골프 대중화 정책의 성공을 선언하고, 골프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세제개편을 시행할 명분이 생긴다. 그것이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다. 지금은 회원제를 위한 세제 개편이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의 구조조정을 더욱 압박해야 하는 시기다. 회원제 골프장은 현실을 인식하고, 허세를 내려놔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