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디스플레이, 전방산업 부진으로 불황터널 진입 [Company Watch]태블릿 시장 침체로 적자 전환…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정호창 기자공개 2016-05-09 08:25:14
이 기사는 2016년 05월 04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그룹 전자계열사인 일진디스플레이가 전방산업 침체로 당분간 불황터널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태블릿PC 시황 악화로 주력인 터치스크린패널 사업 매출이 급감해 지난해 4분기 이후 적자 전환한 상태며, 시장 전망이 어두워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액 3122억 원, 영업손실 131억 원, 당기순손실 235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이 1400억 원 이상 급감해 전년 실적의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적자 전환했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53억 원을 기록해 흑자 상태를 유지하긴 했으나, 규모가 전년 실적의 14%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가 지출한 금융비용(152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이자비용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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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디스플레이가 이처럼 부진한 경영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주력인 터치사업부의 제품 출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진디스플레이의 터치사업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패널을 생산해 삼성전자 등 완성품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일진디스플레이 터치사업부의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자이며 특히 태블릿PC용 터치패널이 주력 제품이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태블릿PC 시장의 수요가 둔화되면서 고객사의 제품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IT산업 전반에 불황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특히 태블릿PC의 경우 '패블릿'으로 불리는 대화면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로 시장이 잠식돼 수요 감소 추세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아이패드'로 태블릿PC 시장의 부흥을 이끈 애플은 물론이고 글로벌 전자업계 강자인 삼성전자 역시 최근 태블릿PC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일진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터치패널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매단가까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실적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일진디스플레이의 터치사업부 가동률은 37%를 기록했다. 2014년에 비해 1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패널당 평균판매단가(단순치)는 9598원에서 7678원으로 1년새 20%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태블릿PC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900만 대에서 올 1분기 600만 대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태블릿PC 판매량은 1분기 실적 대비 소폭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일진디스플레이가 올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분기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신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 제품과 고객 다변화를 통해 시황 악화를 극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나 일진디스플레이가 비교적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위기극복 가능성을 높여주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적자 전환으로 자본 규모가 감소하긴 했으나 일진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69.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순차입금 규모 역시 3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하긴 했으나 유동성 문제를 걱정할 정도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T 시장 상황이 어려운만큼 당분간 실적 부진을 벗어나긴 어려워 보이나 재무구조가 탄탄해 단기간에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을 맞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시황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만큼 삼성전자와 태블릿PC 패널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하는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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