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밸류 '온도차' 셀트리온과 3년 격차? 론자·베링거잉겔하임 등 글로벌 CMO와 비교 불가…10조 밸류 난망
신민규 기자공개 2016-05-13 11:27:5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급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관사 자리를 따기 위해 투자은행(IB)들이 다소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IB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교기업 군으로 론자, 베링거 잉겔하임 등과 같은 글로벌 의약품 생산대행(CMO) 기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적용 밸류에이션은 최소 10조 원 안팎으로 거론됐다.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규모를 떠나 실제 기술력만 놓고 볼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10조 원대 밸류 적용은 무리인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기술력은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넥스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 생산 기술력의 경우 셀트리온보다 여전히 2~3년 가량 밀리는 것으로 지적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10조~11조 원임을 감안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밸류는 10조 원을 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바이넥스는 1957년 설립된 기업으로 현재 CMO보다 진화된 형태의 CDMO(개발 및 생산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아직 6000억 원 규모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생산규모보다 기술력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규모가 압도적이지만 CMO 사업의 경우 다년간의 밸리데이션(설비가 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는 것) 데이터가 누적돼 있지 않으면 상당기간 판매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설비마다 3배치의 제품을 생산해서 밸리데이션 과정을 거친다"며 "생산 과정에서의 온도나 프로펠러의 속도 등이 조금만 달라져도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에 영향을 미쳐 가격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밝혔다.
높은 수율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실제 생산까지 만만찮은 초기비용이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제품 생산 규모를 늘릴 때마다 계산 공식이 달라져야 하고 이에 대한 노하우가 축적돼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생산규모만 보고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완공 후 생산 능력은 연 36만 리터로 독일의 베링거잉겔하임(연 30만 리터), 스위스의 론자(연 28만 리터) 등을 따돌리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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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향후 23만 리터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될 셀트리온 역시 현재 공장 가동률은 5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규모 경쟁은 무의미한 상황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최근 세계 1위 규모의 생산시설을 통해 향후 셀트리온 품목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공장이 없어서 생산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험이 누적되지 않은 곳에 CMO 계약을 잇따라 체결할지도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CMO 계약을 맺는 주요 원인은 기술 및 설비 부족 측면(30%)이 가장 많고 비용 절감(22%)이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초기 막대한 설비 자금을 투입했지만 기술력과 전문성 면에서는 아직 글로벌 기대치에 부합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결국 원가경쟁력이 떨어져 경쟁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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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바이오시밀러 CMO 사업에 대해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이 뛰어들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중국의 경우 자국기업의 제품을 내수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역시 정부 지원은 적은 편이지만 자국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시장이 발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존 능력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행착오가 불가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대로 된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긴 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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