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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구 스타벅스 대표의 승부수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16-05-16 08:07:06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3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하 스타벅스) 대표이사는 신세계그룹 내에서도 장수 CEO로 꼽힌다. 지난 2007년 대표 자리에 오른 뒤 올해까지 10년 째 스타벅스의 경영을 맡고 있다. 1999년 국내에 첫 매장을 낸 스타벅스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산 증인이기도 하다.

스타벅스 대표로서 부담도 적지 않다. 이마트와 미국 본사가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 대 주주의 요구에 모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대표는 주주들로부터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게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2015년 말 기준 전국에 총 850개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는 지난해 773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경쟁사의 연간 매출액이 채 20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보적인 수준의 성과다. 이 대표가 오랫동안 경영을 맡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대표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커피전문점 시장이 점차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스타벅스의 매장 증가 속도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매장을 매년 100개 이상 늘렸지만, 이같은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성장 동력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승차구매)'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고객이 자동차에 탄 채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로 커피전문점이 포화된 수도권보다는 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을 중심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대한 수요가 크다. 지방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한층 커진 셈이다.

스타벅스의 작년 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총 59개다. 2012년 경주에 첫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연 이후 매년 신규 출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도 신규 출점에 초점을 맞추고 매장 늘리기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내는데 들어가는 투자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드라이브 스루 매장 1개를 신규 출점하기 위해서는 통상 50억 원 가량의 투자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시설이 갖춰진 부지를 매입하고, 자동차에서 주문을 받을 수 있는 건물을 직접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10개 매장을 내기 위해 총 5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스타벅스의 연간 순이익이 300억 원 안팎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늘리기 위해서는 외부 차입이나 투자 유치가 불가피하다. 향후 자금조달의 성사여부는 이 대표의 경영성과와도 직결될 전망이다.

올해는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한지 17년 째다. 명실상부한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1위 스타벅스는 ‘다방' 중심의 국내 커피문화를 '커피전문점'으로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 그 중심에는 이 대표가 있었다. 또 한 차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스타벅스가 이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어떤 성과를 이끌어 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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