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뜨면 스타벅스가 H&M으로 바뀐다" [홍대 상권 탐방]①SPA·화장품 업종, 회전율 높아 임대료 상승 견뎌
이상균 기자공개 2015-11-11 15:43:36
이 기사는 2015년 11월 04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신한은행 본점 15층에서는 신한 부동산 필드 아카데미라는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신한은행에 일정 금액 이상을 맡긴 고액자산가들과 함께 서울의 특정 상권을 직접 찾아가 부동산 매물을 살펴보고 시장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는 행사다. 이날 탐방 지역은 홍익대 상권으로 약 2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 80% 이상이 여성으로 연령대는 50~60대였다.15평 남짓한 공간에 참석자들이 모두 착석을 하자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본부 소속의 팀장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동향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는 고령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의 전망,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유의점, 홍대 상권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 등으로 이뤄졌다. 현장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내용이 많았다. 참석자들의 집중도도 높았다.
50분간 이어진 강의가 끝나자 신한은행 1층에 위치한 버스로 참석자들이 이동했다. 이후 25분간 버스를 타고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하차했다. 25명의 참석자들은 6~7명으로 나눠 4명의 팀장이 맡아 인솔했다. 팀장들이 거리를 이동하면서 매물로 나온 건물과 이 지역 상권의 특징, 매매가 추이 등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1시간 30분간의 본격적인 홍대상권 탐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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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가건물도 개발 가능성 높아
첫 번째 코스는 홍대입구역 사거리에서 홍대 정문 앞까지 약 400미터 지점이다. 이곳은 호가 기준으로 평당 매매가가 1억 5000만 원에 달하는 곳으로 홍대 상권의 중심지다. 대로변에 인접해있는 건물에는 SPA 브랜드인 포에버21, H&M과 화장품 브랜드인 토니모리 등이 입점해있다. 그 뒤편으로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카페 다양한 음식점이 위치해있다.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유민준 부동산팀장은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임대료가 비싸지는 상권의 대로변에는 유니클로, 자라(ZARA), H&M 등 회전율이 높은 SPA 브랜드와 화장품 매장이 자리를 잡는다"며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커피숍 매장과 음식점 등은 대로변에서 그 뒤편으로 이동하고 연쇄적으로 액세서리숍과 보세숍도 자리를 옮긴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전용면적 50평 기준으로 스타벅스의 한 달 매출액이 1억 원이라면 SPA 브랜드는 2억~3억 원이 나온다"며 "의류브랜드는 홍대와 강남, 명동 등을 수요조사 목적의 안테나숍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이 지역 지점이 적자가 나도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대 상권에서도 대로변에 위치했던 스타벅스는 H&M 매장으로, 던킨도너츠는 포에버21 매장으로 바뀌었다. H&M 홍대점은 문을 연 첫 달에 약 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과 명동, 홍대, 가로수길, 삼청동, 이태원 등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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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스에는 특이한 건물이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자리를 잡은 1층짜리 건물이다. 평당 매매가가 1억 원을 넘는 이 지역에서 높은 임대료를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곳이다. 유 팀장은 "모두 은행이 소유한 자가건물"이라며 "금융위원회의 규제 완화로 은행들이 이 건물을 임대가 가능하도록 증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은행 업무용 부동산의 임대범위를 직접 사용면적의 1배 이내에서 보험·저축은행처럼 9배 이내로 확대했다. 은행이 소유한 자기 건물의 임대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국민은행 서교동 지점과 하나은행 서교동 지점은 땅 면적만 각각 279평과 189평에 달한다.
이쪽 코스에는 상가건물 한 곳이 매물로 나와 있다. 매매가는 100억 원 미만으로 형성돼 있다. 임대 수익률은 3% 중반대로 추정된다. 유 팀장은 "증축이 사실상 어려운 건물"이라며 "임대료 인상을 원한다면 임차인을 교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코스는 매매가가 워낙 비싸 투자를 그다지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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