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펀드, '신재생에너지' 투자타깃 될까 VC업계, 주목적 투자처에 신재생에너지 포함 기대…'정책목적+수익성' 필요
양정우 기자공개 2016-05-17 08:19:30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부가 출자예산 총 2000억 원을 투입해 조성하려는 '미래환경산업펀드'에 벤처캐피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이번 펀드에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주목적 투자처로 포함될지 주목하고 있다.아직 환경부측은 투자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않은 분위기다. 다만 환경산업펀드의 결성 취지가 영세하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환경업체를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큰 틀 안에서 운용 지침이 짜여질 전망이다.
만일 환경산업펀드가 정책 목적에 맞춰 주목적 투자처를 △환경오염 방지산업 △폐기물처리산업 △환경서비스산업 등으로 한정한다면 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할 수 있다. 자금 투입이 절실한 섹터이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수익률 걱정이 앞설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투자처로서 매력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투자 타깃에 포함되는지를 먼저 확인하려는 눈치다.
환경부는 총 4개의 환경산업펀드를 결성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1년 1회씩 총 4차례에 걸쳐 출자사업을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 환경부가 20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을 비슷한 규모로 매칭하면 펀드 4개의 총액은 4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책목적+수익성' 잡은 농식품펀드가 롤모델?
태양광과 태양열, 수소·연료전지,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이미 다수의 대기업이 미래 성장성을 보고 뛰어든 섹터다. 다소 열기가 식기는 했지만 환경산업펀드가 없더라도 벤처캐피탈이 꾸준히 투자해온 분야이기도 하다.
환경산업펀드의 정책 목적은 경영 환경이 열악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주목적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환경부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식품펀드를 '롤모델(role model)'로 삼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
농식품부가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을 통해 운용하는 농식품펀드는 정책 목적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금원은 초창기부터 농식품펀드가 자리잡게 하려고 운용사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왔다. 사실 농식품 창업 분야도 투자 수익을 내기가 버겁기는 마찬가지. 때문에 주목적 투자처에 투입해야 하는 의무출자비율을 50~60% 정도로 잡고 나머지는 '핫'한 바이오 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출범 6년을 맞은 농식품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24개 기업에 2999억 원을 투자해 1100억 원을 회수했다. 단순 수익률은 92.6%에 달한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정책 목적에 맞춘 투자를 하면서도 바이오 기업 등으로 수익을 올리게 하는 '투트랙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환경산업펀드가 농식품펀드처럼 수익성을 고려한 구조로 짜여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목적 투자처에 포함하거나 의무출자비율을 적절하게 조정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환경부는 아직 환경산업펀드의 투자 분야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투자처 기준은 어느 정도 세워놨다. 일단 일반 중소기업도 투자 범위에 포함시킨다는 구상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수혜 대상을 창업·벤처기업으로 좁히지 않겠다는 것이다.
환경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환경컨설팅·연구기관인 EBI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시장 규모는 1조 9000억 달러에 육박한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이나 신흥 국가에서는 연평균 8~12% 정도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환경산업은 상하수도와 폐기물 분야가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따라 청정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결국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무게감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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