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아 조광페인트 전무, 이유있는 상속 '세금 0원' 1인 상속으로 가업상속 공제제도 수혜..절감 상속세 수백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6-05-24 08:24:32
이 기사는 2016년 05월 19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광페인트 새주인이 된 양성아 전무가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갖추면서 수 백억 원 규모의 상속세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고(故) 양성민 회장 보유 지분을 양 전무 혼자 전량 상속받으면서 공제 수혜 요건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다만 양 전무는 고용 유지와 주요 자산 처분 금지 등 사후 관리 요건을 준수해야만 절세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양성아 전무는 지난 3월 조광페인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별세한 양성민 회장의 보유 지분 12.22%(156만 3490주)를 전량 상속받았기 때문이다. 양 전무는 기존 보유 지분 5.62%에다 상속 주식까지 손에 넣으면서 지분율을 17.84%로 높였다.
양성민 회장은 생전에 양성아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의 자녀를 슬하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조광페인트 지분은 셋째 딸인 양 전무 한 명에게 모두 몰아줬다. 아내인 송경자 회장 역시 단 1주의 지분도 상속받지 못했다. 조광페인트 경영권을 사실상 양성아 전무에게 일임한 셈이다.
조광페인트 3녀 단독 상속의 이면에는 바로 '세금'이 있다. 조광페인트 오너 일가는 상속 지분을 3세 중 막내인 양성아 전무에게 모두 몰아주면서 수 백억 원 대 상속세 폭탄을 피할 수 있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중소·중견기업의 가업 승계를 장려하기 위해 '가업상속 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가업상속 공제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상속 기업의 매출액 3000억 미만 △피상속인, 10년 이상 경영 참여 △상속인 1인, 주식 전량 상속 등의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추가로 상속인은 상속 개시 전에 2년 이상 직접 가업에 종사한 경력도 있어야 한다.
조광페인트는 매출 규모가 1900억 원 대이기 때문에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에 피상속인인 양성민 회장이 지난 1976년부터 경영에 나선 만큼 경영 기간 요건도 갖췄다. 양 전무가 상속 지분을 모두 받아가면서 가장 까다로운 단독 상속 기준에도 부합된다. 더욱이 1인 상속자인 양 전무는 이미 2003년부터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는 등기이사로 선임돼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직접 내리고 있다. 가업 직접 종사 경력까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가업상속공제 혜택은 엄청나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가업을 상속받을 경우, 최대 200억 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된다. 15년 이상이면 300억 원, 20년 이상이면 500억 원까지 한도가 올라간다.
조광페인트는 피상속인 양성민 회장이 40년 가까이 회사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최대 500억 원까지 공제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양성민 회장이 자녀인 양성아 전무에게 물려준 상속 지분 가치는 작년 말 종가(1만 3900원) 기준으로 217억 원 수준이다. 52주 최고가(2만 9500원)을 적용하면 기분가치는 461억 원에 달한다.
통상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 재산이 30억 원을 초과하게 되면 상속 세율 50%가 적용된다. 단순 계산하더라도 양 전무는 100억~200억 원 상당의 상속세를 내야만 한다.
하지만 가업 상속 공제 제도를 활용하면서 양 전무가 부담해야 할 조광페인트 지분 상속세는 전액 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최고가를 적용해도 상속 지분 가치가 예상 공제금액 500억 원보다 낮기 때문이다. 조광페인트 오너가는 현재 국세청에 가업상속 공제 기준에 맞춰 상속세 신고를 했고,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결격 사유가 없는 만큼 조만간 최종 면제 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 전무는 향후 공제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철저한 사후 관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 공제를 적용 받으면 10년 간 업종을 그대로 영위하고 주식 보유 지분율도 유지해야 한다. 또 기업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할 수 없고, 정규직 근로자 수를 줄여서도 안된다. 사후관리 규정 위반시 절세된 상속세를 전액 추징당할 수 있다.
조광페인트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는 오너 개인사라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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