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19일 16: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신용평가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서울신용평가가 방대한 양의 개정 평가방법론을 들고 나왔다. 연역적 접근법을 적용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췄다며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1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서신평은 최근 자체 신용등급 평가방법론을 새롭게 선보였다. 제4 종합 신용평가사 진입 1순위 후보로서 능력과 실력을 외부에 드러내려겠다는 복안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법론 개정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만큼 전폭적이고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서신평은 최근 발행한 웹진을 통해 "경제의 선진화에 따라 신용평가의 관점과 등급적용기준을 조정해 기업의 리스크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글로벌 신평사처럼…개별기업 재무요인에 집중

서울신용평가는 이번 평가방법론 개정에서 기존 신평 3사와 차별화에 주안점을 맞췄다. 기술가치평가모델을 바탕으로 등급 산정 사유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평정의 두 축인 사업위험요인과 재무위험요인 중 재무위험요인을 구체화했다. 내부자금조달비중, 유동성리스크관리능력 등이다. 글로벌 신평사들이 상대적으로 재무요인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게 서신평의 설명이다.

글로벌 신평사의 경우 개별기업의 자체 요인에 집중하고 기업 실적, 재무상황에 따라 신용등급 변동을 빈번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국내 종합신용평가 3사의 경우 외부 변수나 경제적 충격 등을 감안해 신용등급 변동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했다.

산업별 평가방법론 중 아직 공개하지 않은 증권업은 5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계열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최종 등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평정의 일관성을 고려하기로 했다. 증권업 신용등급 평가에서 모기업의 규모, 계열 후광에 따라 등급 줄세우기가 이뤄진다는 업계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 기존 등급과 스플릿 30%…업계선 "뚜껑 열어봐야"

서신평이 개정 평가방법론을 바탕으로 내부적으로 회사채 등급 평정을 진행한 결과, 기존 신평 3사가 부여한 등급과 스플릿이 발생한 경우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등급보다 하향인 경우도 있지만 상향 평가를 받은 곳도 있다.

서신평은 신용등급 평가에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신용평가 전문인력과 시장 관계자의 접점을 늘려 등급의 적정선을 찾는 데 참고한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발행한 웹진 첫 호의 주제도 '대화'로 잡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서신평이 준비했다는 차별화된 평가법은 평가 리포트가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평가는 미래 가치를 판단하는 만큼 정성적인 평가도 중요한데 이를 귀납적이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신평은 회사채 신용등급 평가 라이선스가 없어 이를 부여받기 전까지 회사채 평가 리포트를 공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