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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의 깊어지는 고민 "계륵만 남았다" 건물 등 우량자산 처분 마무리..자본잠식 '자회사' 매각 미지수

박창현 기자공개 2016-05-30 08:16:47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추가 자구안 제출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 돈이 될 만한 우량자산을 모두 처분한 탓에 채권단에 내놓을 새로운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자회사들은 대부분 조선업 관련 업체들이라 매물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태다. 실제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망갈리아 조선소(DW Mangalia Heavy Industries)와 드윈드(DeWind) 등은 수년 째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말 스트레스 테스트가 완료된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최종 경영 개선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스트레스 테스트가 끝나는 즈음 최종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본적으로 팔 수 있는 모든 자산이 자구안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향후 경영 개선 계획 수립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이미 시장 가치가 높은 자산들을 모두 팔아치우면서 채권단을 만족시킬 만한 새로운 현금 유입 카드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추가 감원을 통한 인건비 절감과 시설 투자 축소 등 내부 쥐어짜기식 방안만 내놓을 공산이 크다.

실제 대우조선은 조선업이 장치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던 2012년을 기점으로 군살빼기에 올인했다. 먼저 현금화가 쉬운 매도가능 금융자산들을 연이어 처분했다. 2013년 166억 원 어치의 금융자산을 처분했고, 이듬해에는 879억 원을 현금화했다. 지난해에도 금융자산을 매각해 282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자회사 매각도 단행했다. 2013년 국내 최대 금광개발 자회사였던 '대우조선해양 SMC'을 389억 원에 처분했다. 작년에는 연수원과 골프장을 운영하던 비핵심 자회사 '에프엘씨'를 매각했다. 유입 현금은 397억 원 규모였다.

선박과 건물 등 유형자산도 유동화 타깃이 됐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861억 원, 996억 원 어치의 유형자산을 처분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3조 원 대 적자가 나자 구조조정 강도가 더 강해졌다. 현금화가 용이하고 매물가치가 높았던 보유 선박들을 대거 매각하면서 3052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도 선박 2척 매각이 완료되면서 1분기에만 900억 원의 현금이 들어왔다.

마지막 알짜 매물로 평가받았던 서울 사옥 역시 군살빼기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대우조선은 최근 서울 본사 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가는 18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서울 사옥까지 팔리면서 대우조선 내에 더 이상 돈이 될 만한 자산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자산은 자회사들 뿐이다. 문제는 자회사들이 조선업 유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탓에 매물로서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대우조선

대우조선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4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조선업과 풍력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업종 모두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까닭에 실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 전체 자회사 중 9곳이 적자를 내고 있고, 5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자산 규모가 가장 큰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는 작년 한 해 동안만 2000억 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산 3000억 원이 넘는 선박부품 핵심 자회사 '신한중공업'과 '삼우중공업'도 작년 각각 538억 원, 249억 원의 손실이 났다. 미국 풍력발전 자회사 '드윈드'는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된 상태다. 전년도 83억 원 적자에 이어 작년에도 71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 가운데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자산이 사실상 전무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은 사업부 재편을 통한 신규 자금 모집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산사업부를 분할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생산업체의 품질 보증 의무가 커지면서 방산 부문 수익성 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방산 부문 분할 카드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매각 가능성도 높지 않다. 거제 옥포 조선소 내 방산 생산 시설이 있어 분리 매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곳간은 비웠고, 기존 사업부를 활용한 현금 조달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대우조선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하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 서울 사옥 매각을 끝으로 사실상 돈 되는 자산은 모두 팔았다고 보면 된다"며 "자산 매각을 통한 신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만큼 이제는 핵심 사업부문 재편까지 포함한 보다 포괄적이고 본질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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