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5월 27일 14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국내 벤처캐피탈과 정부의 '스마트팜(smart farm)' 정책을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차 정기 출자사업에서 스마트팜펀드에 집중됐던 업계의 관심은 이날 포럼에서도 계속됐다.

앞선 정기출자에서는 주요 벤처캐피탈 10곳이 스마트팜펀드 분야에 출자제안서를 제출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올해 처음 내놓은 출자사업이었기 때문에 농금원측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반신반의해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로벌 트렌드인 스마트팜은 시장에서 눈독을 들여왔던 산업이었다.

농금원은 27일 서울시 강남구 노보텔에서 '스마트팜 정책·기술·투자·사업동향'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금원 등 정부 부처 담당자를 비롯해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 30여 명이 참여했다.

스마트팜은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업 생태계에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 환경을 원격·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농장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절감 기법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자동화 기계 등 최신 기술을 토대로 생산성을 높인 농장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호균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과 사무관(사진)은 "전국 스마트팜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농업 생산성이 기존 농장보다 25%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세종시의 경우 고용노동력 1인당 생산량이 36.8%나 급증하는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국내 스마트팜 육성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ICT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팜 분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내 농업의 성장 잠재력은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 귀농·귀촌 가구가 급증하면서 신규 노동 인력이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력난은 국내 농수산 산업이 넘어야 할 난관으로 꼽혀왔다. 지난 2008년 2218호였던 귀농·귀촌 가구는 2014년 4만 4586호로 20배 가까이 급증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뜻밖의 결과를 낳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과 유럽연합(EU)이 FTA를 발효한 후 국내 농식품의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2014년 한국 농식품 수출액은 2억 6000만 달러를 기록해 2011년 1억 9000만 달러보다 36.8% 가량 확대됐다.

김 사무관은 "민간 자본이 스마트팜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농식품모태펀드 운용기관인 농금원에서 스마트팜펀드(민간 자금 매칭)를 결성할 예정"이라며 "스마트팜이 직접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정기출자에서 운용사(GP)로 선정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UQI파트너스, CKD창업투자 등도 이번 포럼에 참석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스마트팜펀드를 이끌 백인수 팀장(대표펀드매니저)은 직접 '스마트팜펀드 운용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한 투자심사역은 "국내 농식품 산업은 다른 선진국보다 정부의 영향력이 높아 투자 결정시 정책 방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농식품부 등 정부 담당자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금원은 오는 7월 말까지 스마트팜펀드를 총 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운용사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가장 큰 규모(200억 원)로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UQI파트너스와 CKD창투의 결성예정금액은 각각 150억 원 규모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