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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과 공연에 눈 돌리는 VC들 [thebell note]

김세연 기자공개 2016-05-31 08:01:13

이 기사는 2016년 05월 30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특히 한국 영화에 투자해 온 국내 벤처캐피탈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의 성장에도 정작 벤처캐피탈의 투자 환경은 이전보다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개봉된 영화 '곡성'에는 헐리우드 배급사인 20세기폭스가, 하반기 개봉을 앞둔 '밀정'에는 워너브러더스가 메인 제작자로 참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영화에 간간히 투자했던 글로벌 배급사들이 최근 메인 투자자로 나서며 제작 전반을 이끄는 모습이다. 헐리우드 배급사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러브콜'은 영화 산업전반에 걸쳐 긍정적이다.

문제는 이전 한국영화 제작을 이끌던 국내 벤처캐피탈의 투자 범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몇몇 영화 제작사는 투자에 나서겠다는 벤처캐피탈의 요구를 아예 거절했다. 글로벌 파트너의 제작 참여가 예고된 가운데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제작에 집중됐던 벤처캐피탈의 문화콘텐츠 투자 규모는 지난해부터 감소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문화콘텐츠 투자는 314억 원으로 642억 원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부진을 이어왔다.

영화산업 투자 전반을 담당했던 벤처캐피탈에게는 분명 위기다. 새로운 해법 마련이 절실한 순간이다.

이를 방증하듯, 그간 영화에 주력 투자했던 일부 벤처캐피탈은 최근 애니메이션과 공연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면했던 공연 등의 연간 라인업을 프로젝트 투자 대상으로 삼기도 하고 관련 분야의 경험을 갖춘 심사역 영입에 나서기도 한다. 지속적인 투자로 이들 분야가 한국 영화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공감대도 마련되고 있다.

해외 자본의 공습이 또 다른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이끈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 공연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영화와 같은 성공을 기대하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탈은 미래 가치에 투자해 성장을 이끄는 것이 의무다. 늦었지만 문화콘텐츠의 다양성에 눈 돌린 벤처캐피탈의 행보가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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