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투자시장과 일치하지 않는다" [문화콘텐츠 투자시장 재조명①]정책자금 기반으로 수익성 있는 분야만 투자돼...모태 자펀드만 1조2700억 규모
김나영 기자공개 2016-06-07 06:30:00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문화콘텐츠산업과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은 다소 다르다. 문화콘텐츠산업에서는 11개 분야 중 의외로 출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출판은 매출액과 종사자 수에 있어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수출에 있어서는 게임이 앞서지만 전통적인 강자는 출판이다.반면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에서는 투자분야가 영화를 비롯해 5개 분야로 압축된다. 수많은 문화콘텐츠 중 소위 돈 되는 것에만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 중 영화는 정책적 목적과 수익성 측면에서 투자 1순위를 일관되게 차지해 왔다. 이 뒤를 잇는 것은 공연으로 뮤지컬, 콘서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때는 게임이 투자시장을 휩쓸기도 했지만 현재는 규모가 상당히 축소된 상태다. 방송콘텐츠 중 드라마는 안정적으로 제작돼 왔으나 외부투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닫혀 있다. 지금은 중국 등 해외시장이 열리면서 영화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 콘텐츠 시장 강자 '출판·게임'…11개 분야 중 독보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문화콘텐츠산업은 11개 분야로 구성된다. 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솔루션 등이다. 국가승인통계는 이를 매출, 수출, 종사자 수, 사업체 수, 부가가치, 제작비용 등 6개 지표로 나눠서 관리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 산업 전체 매출액은 2005년 57조 3000억 원에서 2015년(해당연도 추정치) 99조 50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출액은 2005년 13억 달러(약 1조 5327억 원)에서 2015년 57억 달러(6조 7203억 원)로 4배가 넘게 신장했다.
다만 산업 종사자 수는 크게 변함이 없었다. 종사자 수는 2005년 57만 5000여 명에서 2015년 62만여 명으로 7.8% 늘어났다. 문화콘텐츠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적자본 집약이 해당 산업군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 향후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하지만 신규 인력 육성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에 있어서는 영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실제 매출에 있어서는 출판비중이 가장 높았다. 출판 매출액은 2015년 20조 3000억 원으로 전체 산업군의 20.4%를 점했다. 종사자 수도 같은 시기 18만 9000여 명으로 전체의 30.48%를 차지했다. 통상적으로 떠올리는 종이책 뿐 아니라 신문, 잡지 등 미디어는 물론 교과서 및 학습서적 시장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수출에 있어서는 게임이 단연 선두였다. 게임 수출액은 2015년 32억 2000만 달러(약 3조 7744억 원)로 전체의 56.49%에 달했다. 같은 시기 출판 매출액은 2억 5000만 달러(약 2359억 원)에 지나지 않았다. 이 같은 기조는 과거부터 지속된 것으로 국내 매출은 출판, 해외 수출은 게임이 선두를 달려왔다.
◇ 콘텐츠 투자시장 '영화'가 휩쓸어…5개 분야 중 최강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의 사정은 다소 다르다. 투자금융(IB)업계와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문화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5개 분야에 한정된다. 자본시장의 특성상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좋은 것만 눈여겨보기 때문이다. 일부 국책은행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최근 문화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분야는 거의 일치한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에서 파악한 문화계정 투자 규모는 영화, 공연, 애니메이션, 방송콘텐츠(드라마 포함), 게임 순으로 집계됐다. 실제 게임투자는 상당수지만 현재는 일반 벤처투자조합에서도 이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계정 공식순위에서는 밀려났다는 후문이다. 게임시장 자체가 호황기에 비해 위축되면서 전체 투자규모도 줄어든 탓이 크다.
문화콘텐츠 투자시장에 본격적인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다. 정부의 옛 문화산업발전기금을 기반으로 한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의 문화계정 출자가 기반으로 자리했다. 당시 해당 기금 500억 원이 모태펀드로 이관되면서 이를 계기로 매년 500억 원씩의 정책자금이 문화계정으로 출자됐다.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인 모태펀드의 문화계정 출자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5000억 원에 달한다. 출자를 받은 위탁운용사(GP)들의 자펀드 결성 규모는 1조 2700억 원에 이른다. 펀드별 특성에 따라 GP 커밋이 높은 경우도 있어 생각보다 높지 않은 출자비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책적인 산업 육성 효과는 충분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대내외적 요인의 결합으로 문화콘텐츠가 성장하자 콘텐츠 투자시장도 날개를 펴고 있는 형국이다. 그간 시장의 한계와 배분의 문제로 투자조합마다 기준수익률은 물론 손익분기점(BEP)를 못 넘기던 흑역사도 있었다. 이제는 규모 자체가 커지고 투명성이 제고되면서 이 같은 문제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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