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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권자 고비 넘은 현대상선, 긴박했던 2주 직원 수백명 투입 투자자 소재파악, 경영진 동참 100% 동의 끌어내

윤동희 기자공개 2016-06-02 16:19:43

이 기사는 2016년 06월 02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약 8000억 원의 비협약 채권을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2주 전부터 현업 인력 수백 명을 투입해 사채권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현대상선은 지난 1일 마지막 사채권자 집회를 종료했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었다. 비협약 채권단 집회 참석율은 평균 80%를 웃돌았으며, 개인투자자가 많았던 신주인주권부사채(BW)의 경우 55%를 만족시켰다. 찬성율은 100%에 가까웠다. 사채권자 집회는 총 회사채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금액의 3분의 2 이상·총 회사채 금액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으면 된다.

사채권자 집회가 이전의 구조조정 과정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STX가 지난 2013년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이전까지 알려진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은 우리나라에서는 없었다.

STX의 사례에서 실무적으로 문제가 됐던 점은 2500명이 넘는 사채권자를 일일이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문제의 STX공모사채 출자전환 대상 금액은 1700억 원이었는데 이중 사채권자의 수가 2565명이었다. 이들 중 99.4%인 2548명이 출자전환에 동의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경우 8042억 원의 공모사채 중 상당 부분은 기관이 들고 있어 사전 준비 작업이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186회차 BW의 경우 개인 투자자가 많아 소재 파악이 관건이었다. 개인투자자 규모는 총 540억 원 수준이었다. 사채권자 집회 소집 2주 전까지 안건 고지 등 서류 등록작업을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수 백억 원의 개인투자자와 접촉하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현대상선의 경우 구조조정이 비교적 더 급박하게 진행된 만큼 시간 여유도 많지 않았다.

이에 현대상선은 단기간에 현업 200여 명을 사채권자 소재 파악 업무에 투입했다. 수 주일이 걸릴 일을 수일 만에 해냈다. 개인투자자 중에 수십억 원의 채권을 홀로 보유한 자산가의 경우 임원이 설득을 위해 '특별 케어'를 했다는 후문도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앞두고 임직원들이 수박 한 통씩을 손에 들고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닌 일화를 만들어낸 것처럼 현대상선도 회사 살리기에 전 직원이 힘을 합쳤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현대상선 공모사채는 50% 이상 출자전환, 잔여 채무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 조건을 적용받게 된다. 채권단 보유 협약채권은 50~60% 출자전환하고 5년 거치, 5년 분할 상환하는 것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또 공모사채 출자전환 주식은 신주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등 협약채권에 비해 우대를 받는다.

현대상선은 2일 본사 사옥에서 G6와 정례 회의를 시작했다. 내년 4월부터 가동되는 '디 얼라이언스'의 절반이 G6 기존 멤버인 만큼 동맹 재가입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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