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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스톡스50 쏠림, 홍콩H 규제 '풍선효과' 홍콩H 막히자 유로스톡스50이 대체…금감원 '근본대책' 강구하는 듯

이승우 기자공개 2016-06-22 14:11:26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감독당국이 주가연계증권(ELS) 규제 대책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국내 ELS의 절반 가까이가 홍콩 H(HSCEI) 지수를 기초로 삼고 있었다. 감독당국은 지수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또 홍콩 H 지수의 급락으로 투자자 손실을 막기 위해 홍콩 H ELS 발행을 제한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잠시, 홍콩 H ELS 쏠림은 유로스톡스50으로 옮아갔다. 홍콩 H ELS를 대신해 유로스톡스50 ELS가 급팽창했다. 전형적인 규제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 와중에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유로스톡스50 ELS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감독당국이 다시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로스톡스50 ELS 잔액, 홍콩 H 넘어섰다

The WM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유로스톡스50을 기초로 한 ELS의 발행잔액은 43조 원 정도로 집계됐다. 홍콩 H를 기반으로 한 ELS 발행잔액은 36조 원 수준으로 유로스톡스50 기초로 ELS 잔액이 더 많다.

유로스탁스50 발행 현황
출처: 유안타증권

유로스톡스50 ELS 발행 규모가 홍콩 H를 넘어서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로. 감독당국의 비공식적인 지도에 홍콩 H ELS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금감원이 ELS 규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발행규모 측면에서 유로스톡스50 ELS는 홍콩 H ELS를 확연하게 넘어서기 시작했다. 올해 이 같은 양상은 더욱 확연해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유로스톡스50 ELS의 발행 금액은 1조 7467억 원, 2월 1조 5015억 원, 3월 2조 7614억 원, 4월 1조 9429억 원, 5월 2조 1348억 원이다. 지난 5월만 놓고 보면 유로스톡스50 ELS의 발행규모가 홍콩 H ELS의 4배 수준이다.

유로스톡스50은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12개국의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50개의 우량 기업을 선정하여 만든 주가지수로, 스톡스가 산출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일본 닛케이225 지수에 비해 변동성이 커서 ELS 쿠폰 수익을 높이는 데 제격이라는 게 파생상품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변동성이 큰 홍콩 H를 대체하기에 제격인 지수인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ELS의 기초지수로 주로 사용하는 홍콩 H와 유로스톡스50의 공통적인 특징이 큰 변동성"이라며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쏠림 방지 근본대책은

결과적으로 홍콩H ELS를 막자 유로스톡스50 ELS가 활개를 친 셈이다. 국내 ELS 시장이 수십조 원 시장으로 커진 상황에서 지수 쏠림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홍콩 H 지수 쏠림으로 인해 겪고 있는 최근 증권사들의 헤지 손실이 부작용을 가장 잘 대변해주고 있다. 지수 쏠림은 헤지 운용사 입장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수가 쏠리면 ELS 운용에서 손실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H의 경우 국내 ELS의 포지션이 워낙 많다 보니 홍콩 H 선물 운용에서 제약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쏠림으로 인한 시장 가격 왜곡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ELS 운용 증권사들이 홍콩 H 선물 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규모였다"며 "이는 반대로 이야기하면 홍콩 H 선물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국내 ELS 헤지 운용사들의 손익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H 뿐 아니라 유로스톡스50 ELS도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감독당국은 이참에 특정지수가 아닌 전체 지수를 포함하는 지수 쏠림 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하우스에서 발행하는 ELS의 비중을 30~40%(가안) 정도로 제한하는 방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H와 유로스톡스50 ELS를 규제하면 또 다른 변동성이 큰 지수에 대한 쏠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독당국은 지수 쏠림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수 쏠림도 문제지만 감독당국은 ELS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계속해서 ELS 시장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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