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조 금융지주債 경쟁, 위너는 SK증권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계열 IB의 캡티브마켓 뚫었다...KB·NH금융 회사채 인수실적 1위
민경문 기자공개 2016-06-28 15:27:00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06월 24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년 간 4대 금융지주사(NH농협,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가 발행한 회사채는 총 6조6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최대 이슈어인 SK그룹(5조 4300억 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수요예측을 하지 않는 일괄신고 채권이다보니 수수료가 높진 않지만 IB들의 리그테이블 실적을 올리는 데는 금융지주채 만한 것이 없다. AAA급 초우랑 신용 채권이라는 점에서 인수 위험도 낮다.SK증권은 국내 금융지주사 회사채 영업의 '킹'이었다. 비금융지주 계열 중소 증권사라는 불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세일즈 능력을 증명했다. 금융지주사간 라이벌 의식 또는 지주사·계열 증권사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SK증권이 '어부지리'를 얻은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 금융지주사, 자회사 지원 위해 회사채 발행 주력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한금융지주는 총 2조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국내 대기업 집단 가운데 SK, 롯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신한금융지주의 작년 회사채 발행액만 1조 9000억 원에 이른다. 여타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KB금융(1조 6400억), 하나금융(1조 5250억), NH농협금융(1조 2300억)의 순으로 많았다.
신한과 농협금융의 경우 조선업 등의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부담이 커진 은행 자회사를 돕기 위한 조달 행보로 해석된다. KB금융지주의 경우 현대증권 인수를 위해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2월 3500억 원의 회사채 이후 발행이 없었는데 타지주사 대비 자회사 지원 부담이 적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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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 비금융 계열사의 저력 "어부지리 효과도"
국내 증권사 중에서 금융지주사 채권을 가장 많이 인수한 곳은 다름 아닌 SK증권이었다. 지난 1년 간 인수실적은 8600억 원(13.04%)에 달했다. 특히 KB금융(3100억 원)과 NH농협금융(4100억 원) 회사채의 최대 인수사로 등극한 점이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한지주와 하나지주 회사채 물량 비중은 3~4%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장은 금융지주사 계열이 아닌 하우스의 실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도 대기업 계열의 중소 증권사로 지목되는 SK증권이다. 특히 2015년부터 실적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증권은 이 같은 금융지주사 실적을 바탕으로 조사기간 리그테이블 회사채 인수 순위도 KB, NH,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4위(3조2730억 원)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SK증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사채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영업력을 강화해 온 곳 중 하나"라며 "특히 계열 카드채나 캐피탈채 등의 실적을 높여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지주 계열의 여전채 인수 순위도 SK증권이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계열 증권사간 경쟁의식 때문에 제3자인 SK증권이 혜택을 입은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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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투, 모기업 회사채 인수 실적 1위...교보證도 신한과 '好好'
SK증권을 제외하면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K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순으로 인수실적이 많았다. NH투자증권의 경우 KB금융을 제외하고 신한(3위), NH(3위), 하나(1위) 등 성적이 고르게 좋았다. 아이러니하게도 KB투자증권 역시 NH금융지주 회사채 영업에서 유독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계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모기업의 회사채 인수 실적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남다른 협업 체계를 증명했다.
비금융 계열사 중에는 SK증권 다음으로 HMC투자증권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특히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의 회사채 인수비중이 적지 않았다. 교보증권은 신한금융지주 회사채 인수실적이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014년까지 실적이 전무했지만 작년 2100억 원어치를 인수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2000억 원어치의 인수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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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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