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코스비전 '우회지원' 나섰다 720억 정기예금 담보 제공…내부거래로 4년 동안 급성장
이효범 기자공개 2016-08-02 08:26:33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계열사인 코스비전에게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직접 자금을 수혈하던데서 방식에 변화를 줬다. 향후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 채무보증을 비롯한 우회적인 지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계열사인 퍼시픽패키지, 퍼시픽글라스, 코스비전에게 각각 77억 원, 168억 원, 720억 원 등 총 965억 원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담보제공액 185억 원에 비해 5배 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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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운 계열사가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담보제공을 통한 우회적인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스비전에게 총 720억 원의 담보를 제공한 점에 주목된다. 코스비전이 오는 8월 1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1년 만기로 600억 원의 대출을 받는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신용을 보강해 준 셈이다.
코스비전은 2006년 8월 설립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스킨, 바디, 헤어케어 제품 등의 화장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2011년 아모레퍼시픽 그룹에 6억 원에 인수된 이후 계열사 간의 거래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코스비전 매출액은 2011년 413억 원에서 2015년 1640억 원으로 4년 간 297.6%로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다른 자회사인 퍼시픽패키지와 퍼시픽글라스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퍼시픽패키지의 매출은 전년 대비 6.44% 증가했지만 퍼시픽글라스 매출은 3.02%감소했다. 반면 코스비전 매출액은 같은 기간 23.7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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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비전은 내부거래를 통해 급격하게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인수된 이후 연간 매출의 97% 이상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아모레퍼시픽, 에스쁘아, 에스트라 순으로 거래 비중이 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코스비전이 계열 제품의 안정적 물류수급과 생산원가 절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 그룹이 성장할수록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코스비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질적인 자금 유출 없이 담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자금지원 방식에 한층 변화를 줬다.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해 코스비전의 자금조달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참여해 직접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에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코스비전에 대한 정기예금 담보제공 이외에도 채무보증을 통한 우회적인 지원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상향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내달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13년 화장품그룹 중 유일하게 대기업반열에 오른 지 4년 만에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 제한 규제도 받지 않게 된다. 정기예금 등의 담보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계열사를 우회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 상호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제한 등 규제에서 자유로워지는 만큼 자금운용도 한층 수월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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