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막힌 롯데물산, 기업어음 '맛들였다' 설립 후 첫 CP 발행 일주일 만에 1000억 추가 조달
김진희 기자공개 2016-08-03 08:37: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1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물산이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1000억원을 조달한 지 일주일만에 또다시 대규모 자금 마련에 나섰다. 늘어난 자금 수요와 하반기 대규모 만기도래채 상환까지 맞물리자 적극적으로 기업어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롯데그룹에 대한 고강도 검찰 수사로 사모 회사채 발행까지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롯데물산의 기업어음은 약 1년 반의 공백을 깬 시장성 조달 재개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달 29일 1000억 원의 CP를 발행했다. 지난달 22일 1000억 원을 발행한 것까지 더하면 한주 사이 2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다. 두 차례 발행 CP의 만기는 11개월로 동일하다. 증권신고서 의무가 발생하는 1년에서 딱 한달 모자르는 만기다.
단기자금인 CP를 비교적 장기로 발행했다는 점에서 운영자금 성격의 자금 조달로 풀이된다. 어음 만기는 내년 6월이다.
이번 기업어음은 2015년 1월 사모채 발행 이후 약 1년 반만의 시장성 조달이다. 롯데물산은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1800억 원이라는 점에서 추가 발행이 점쳐져 왔다. 하반기 만기도래 회사채만 1000억 원 규모다. 내년 6월에는 8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6월 만기 회사채는 롯데물산이 사모로 발행한 것이다. 롯데물산은 아홉 번의 회사채 발행 중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사모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2013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배정이 발생한 후로 공모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AA'급의 우수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시 발생한 삼성동 아파트 헬기 충돌사고로 제 2롯데월드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 타격을 받았다.
롯데물산은 최근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고려했지만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돼 사모 회사채 발행도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가 롯데물산을 겨누면서 회사채 발행 가능성은 완전히 막힌 상황이다. 지난 23일에는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이 구속됐다. 롯데케미칼의 200억 원대 소송 사기에 연루된 혐의다. 롯데그룹 수사에서 전직 사장급 인사가 구속된 첫 사례다. 기 전 사장은 제 2롯데월드 사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도 강도높게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12월 완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수사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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