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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확충 능사 아니다" 대형사도 회의적 [초대형IB 육성안의 명암]①자본확충 시 ROE 추가하락 가능성 '부담'…수익성 담보할 규제부터 풀어야

신민규 기자공개 2016-08-05 16:26:45

이 기사는 2016년 08월 0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안이 발표됐지만 오히려 해당 기준에 근접한 대형 증권사들은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았다. 3년전 한국형 IB 첫 도입 당시와 달리 보수적이고 애매한 접근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방점은 지금의 자기자본으로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데 찍혔다. 발행어음과 같은 자금조달 수단이나 기업 신용공여 확대라는 유인책보다 기존 규제 체계에 대한 완화가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증권사는 이번 발표를 놓고 "금융당국이 안전한 길을 택했다"는 총평을 내놨다. 초대형 IB에 가장 근접한 통합 미래에셋대우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을 피하고자 단계별 혜택을 주는 방식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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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증권업계에선 유일하게 미래에셋증권이 보도자료를 내고 환영 일색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방안이 한국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상당히 의미있는 정책"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초대형 IB 가이드 라인에 따라 새로운 사업영역에서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초대형 IB에 근접해 있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의 증권사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이들은 자기자본 단계별로 제공되는 신규업무 혜택보다는 근본적인 증권업계 수익성 문제부터 지적했다. 공통적인 지적은 대형 증권사일수록 자기자본이익률(ROE) 달성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자본을 추가로 늘리는 모험을 감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요 증권사 ROE

당장 통합 미래에셋대우 바로 다음의 자기자본을 자랑하는 NH투자증권부터 올해 1분기 ROE가 5.9%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4.3%내외였고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각각 10.2%, 4.3%였다. 삼성증권은 5.4%를 보였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대형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0.5%로 가장 높았다. ROE는 오히려 메리츠종금증권(11.9%)이나 키움증권(18.1%)처럼 덩치가 작은 곳이 더 높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8조 짜리 IB 육성은 이상향을 제시한 게 아닐까 싶다"며 "기업금융을 통한 글로벌 IB육성이 목적이라면 기존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이나 레버리지비율과 같은 규제부터 풀어 ROE를 높이는 게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규제 완화를 완전히 외면하진 않았다. 기업금융 업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업무 특성을 감안한 별도의 순자본 비율체계(NCR-II)를 적용하기로 했다. 대출자산의 만기에 관계없이 신용등급에 따라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예다.

다만 이번 제도개선안에는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구NCR 적용 부분은 담겨있지 않았다. 이밖에 레버리지 비율 역시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와 같은 신규업무에 대해서만 제외하기로 결정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NCR 개선은 기존 신 NCR과 계산식은 똑같다"며 "위험액 평가부분의 미세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금융당국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신규업무로 제시했던 기업신용공여 100% 확대와 만기 1년짜리 발행어음과 같은 자금조달 확대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 IB들이 자본이 부족해서 영업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순히 기업대출이나 발행어음 허용을 통해 이자 영업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기업금융 영역을 개척하고자 한다면 기존 규제 완화에 더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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