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산가 시장서 자금 모으는 비상장사들 사모펀드 운용사·PB센터가 메신저 역할…비상장 채권·주식 투자 열기
이충희 기자공개 2016-08-23 10:55:00
이 기사는 2016년 08월 19일 11: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 투자를 하던 중 올 상반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등록한 INJ자산운용. 비상장 업체인 A사의 장래 매출 채권을 담은 펀드를 만들어 PB센터에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A사는 삼성그룹 등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에 보안·통신장비를 납품해 매출을 올리는데, 보통 수주를 한 건 올리면 6개월에서 1년 동안 매출이 꾸준히 발생한다. 일반적인 회사채나 메자닌 발행이 어려운 A사는 장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유동화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A사의 장래 매출은 거의 확정적이라 원금 손실 우려가 적지만, 연 수익률은 6%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자산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INJ자산운용은 보고 있다.#설립 7개월 차 씨스퀘어자산운용은 내달 초 비상장회사 2~3곳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설정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곳들이지만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향후 기업공개(IPO)도 노리고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비상장사의 지분을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은 그동안 PEF 등 기관투자가들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자산가들 사이에서 공모주·메자닌펀드에 투자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는 등 상황이 변하고 있다. 비상장회사 투자 펀드 역시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회사들이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개인자산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리테일 시장에서 오갈 데 없이 떠돌고 있는 자금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기준금리는 1.25%에 머물러 있고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9일 기준 역대 최대치인 130조원을 돌파했다.
연 수익률 5% 내외를 주는 금융상품에는 개인자산가들의 자금이 일시에 수십, 수백억 원씩 몰리는 일이 허다하다. 금호고속 인수금융에 참여하며 화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대신증권 압구정PB센터 덕을 톡톡히 봤다. 대신증권 압구정 PB센터는 개인자산가들로부터 2~3주 만에 300억 원 펀딩을 이끌어 내며 자금을 댔다.
얼마 전 넥센 히어로즈가 추진한 유동화 채권 발행 역시 처음으로 개인자산가 시장을 겨냥했다. 히어로즈는 이전까지 캐피탈사 등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개인자산가들의 높은 투자 열기를 확인하고 처음으로 리테일 시장의 딜을 성사시키기 직전까지 갔지만, 이장석 구단주 사태가 커지며 발행을 막판에 취소했다. 히어로즈 유동화 채권은 유안타증권 강남 W프레스티지센터를 통해 일시에 150억 원을 모았다.
개인자산가 시장이 비상장사들의 새로운 자금조달 창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올 상반기부터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을 빼놓고 말하기 힘들다. 증권사 IB나 벤처투자업계 등에서 각종 딜을 주도했던 금융권 전문가들이 속속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면서 리테일 시장과 비상장사 들을 연결시키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영근 INJ자산운용 전무는 "사모시장에는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전히 개인투자자들이 비상장 회사를 하나씩 컨택해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거의 없다"면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이런 정보비대칭을 해소해 투자 수익을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PB센터들은 비상장사들에 투자할 자금을 모으는 핵심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신생 운용사들이 만드는 사모펀드는 대부분 고액자산가들이 거래하는 PB센터 등을 통해 소화되고 있다. IB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PB센터가 늘어나면서 비상장사 채권발행 및 주식투자를 직접 주도하는 실력파 PB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강남의 한 PB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주로 위탁매매를 하면서 본사에서 만든 상품을 가져다 팔아 수수료만 챙기는 형태의 영업을 해왔다"며 "이제는 PB들이 자산가들의 자금을 모아 수백억 원 규모 펀드를 만들고, IB와 접촉해 투자를 주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