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명과학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 자체 개발 당뇨병 신약 제미글로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 파머징(신흥 제약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라이선스아웃한 B형간염치료제 베시포비르는 현재 신약 허가를 목전에 두며 로열티 등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지난 2010년 12월 정일재 사장(사진) 부임 이후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전념하자"는 경영 방침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제미글로는 미국, 유럽 등 가장 큰 시장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진입시 임상 비용 등이 천문학적으로 들고 이미 같은 계열 품목이 다수 자리잡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아반디아 퇴출 사건 이후 허가 제품은 심혈관 안전성 입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를 증명하려면 많게는 수 조 원의 임상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결국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의 수출 목적지를 파머징 시장으로 정했다.
파머징 시장에 대한 집중 결과는 나오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은 제미글로를 파머징 시장 중심으로 100여개 국가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총액 1억 2300만 달러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고 인도 등 9개국에서 출시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변화를 줬다. 올초 제미글로 내수 판촉 파트너를 사노피에서 영업력이 대웅제약으로 변경했다. 그 결과 작년 217억 원(IMS 데이터 기준)이던 제미글로 처방액은 올해 500억 원 돌파까지 넘보고 있다. 출시 4년차인 200억 원대 대형약이 1년만에 500억 원으로 둔갑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제품력보다는 타사 영업력에 기반한 성장이지만 어쨌든 확실한 캐쉬카우를 장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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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명과학이 임상 2상까지 끝내고 일동제약에 임상 3상 절차와 허가, 생산, 판매 담당 권한을 넘겨준 베시포비르도 이르면 연내 국내 허가가 점쳐지고 있다. 베시포비르는 현재 국내 처방약 전체 1위 '비리어드(테노포비어)'와 같은 기전이라는 점에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시포비르는 현재 임상 3상 목표를 충족하고 결과 데이터를 조만간 식약처 시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발매가 유력시된다.
LG생명과학은 베시포비르 라이선스 아웃 계약 당시 개발 단계에 따라 일정 부분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계약 내용은 알려줄 수 없지만 단발 계약이 아닌 제품화시 마일스톤을 받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말했다.
백신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5가 액상 혼합백신 유펜타와 B형간염 예방백신 유박스B 등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입찰 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LG생명과학은 연내 유펜타에 소아마비 백신을 추가한 6가 혼합백신을 개발해 수출 비중을 더욱 올릴 계획이다. 필러 이브아르도 제미글로와 회사 리딩 품목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정일재 사장은 취임 후 경쟁자가 한정돼 있으며 대체재 위협이 제한적인 대사질환, 바이오의약품,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전략을 재편했다"며 "특히 영업보다는 R&D 등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전념하자는 전략을 펼치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매출 규모가 커지고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악화된 재무구조는 해결할 숙제다. 자체 현금 창출 능력보다 많은 시설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184%로 업폐 평균을 크게 웃돈다. 때문에 NICE 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LG생명과학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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