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8월 26일 16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26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사옥 17층 대강당. 오전 10시 정성립 사장, 김열중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주주총회장에 들어섰다. 검찰 수사, 실적 악화 등의 악재에 적잖이 시달린 탓인지 정 사장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 굳어 있었다.주주총회는 10분만에 끝났다. 식순에 따라 정관 상의 본점 소재지를 경남 거제시로 변경했고, 안건 승인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주주는 없었다. 의장을 맡은 정 사장은 서두에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를 이전한다"고만 밝혔을 뿐 이후에는 별다른 언급 없이 승인 절차만 진행했다.
정 사장은 주주총회가 끝나자마자 참모,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황급히 대강당을 빠져나갔다. 퇴장하는 정 사장에게 붙어 구체적인 자본확충 시점, 남대문로 사옥 매각 경과 등을 질문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오늘같은 자리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뿐이었다.
정 사장이 취임 후 여러 차례 기자 간담회를 열며 시장과의 소통에 충실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모습은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 정 사장은 자구 계획안 제출 직후인 지난 6월 1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정상화 방안에 관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었다.
분식회계 의혹, 전직 경영진 비리, 실적 악화 등의 각종 이슈가 잇따라 터지고 있는 터라 경영 현황에 관해 언급하기가 민감한 상황임은 충분히 이해한다. 검찰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에 정 사장 입장에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주주들이 모였던 자리인 만큼 간단하게나마 현재 상황, 향후 전망 등을 설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한 주주는 주주총회가 끝난 후 대우조선해양 직원을 붙잡고 정 사장이 자구안 이행 경과, 주식매매 재개 시점 등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 수주 전망, 삼성엔지니어링과의 재합병 계획, 추진 중인 신규 사업 등을 주주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했다. 주주들은 큰 만족감을 표시하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성중공업의 정상화를 믿고 응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떨어질대로 떨어진 평판이다. 산업은행이 추가 지원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건 차가워진 여론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감추기보다는 소통에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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