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9월 05일 13: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한진해운의 파산을 전제로 현대상선의 역할론을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는 당장 한진해운 공백으로 생긴 물류 대란에 있어 현대상선이 최선을 다해줘야 할 것이며, 향후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해 국내 해운업 전반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이 파산정리되면 전체적으로 우리 해운업의 경쟁력이 약회될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시키고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복원시키기 위해서 현대상선이라는, 정상화된 기업이자 산업은행의 자회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구체적 방안으로 한진해운의 물동량 상당수를 현대상선에서 책임지게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현재 선적 대기중인 물량수송을 위해 현대상선 발 대체선박을 계획대로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당장 다음주부터 그간 한진해운이 단독으로 제공하던 미주 항로와 구주 항로를 신설하고 여기에 4척과 9척의 선박을 추가 투입한다.
이와는 별도로 한진해운의 물동량을 책임지기 위한 정부와 현대상선의 논의는 계속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위원장은 "당장은 (한진해운 파산으로 인해)불편하겠지만 오는 9월 8일과 10일에 광양, 부산항에서 각각 현대상선과 논의해 앞으로 나갈 물동량 처리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현재 바다 위에서 표류하고 있는 한진해운 물동량에 대해서도 현대상선의 역량을 최대한 동원해 이어받을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어제(4일) 현대상선 CEO가 말하기로 국내 화주들에 대한 현대상선의 확보 노력이 굉장히 전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해상에 떠있는 한진해운 선박이 어제까지 한 79척 정도고 여기에 약 30만개 정도의 컨테이너들이 담겨져 있는데 이 안에 있는 국내 화주의 화물 약 11%만큼은 현대상선이 다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향후 한진해운의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맞춰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데 있어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은 기본적으로 법정관리를 통해 활력 되찾고 다시 살아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한진해운이 가지고 있는 자산 중 가장 중요한 건 선박이고 인력과 네트워크"라며 "그런 전제들 속에서 현대상선이 이를 최대한 흡수토록 해서 나아가서는 해운산업의 정상화에 도움 되게끔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정부 역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할 예정이다.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현대상선에게 한진해운 우량자산을 인수할 자금 여력이 있냐는 우려에 대해 정부는 "큰 재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선박이라고 해봐야 3분의 2가 용선"이라며 "이는 용선주의 판단에 따라서 얼마든지 빌려주는 대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고, 누구로부터 빌리겠다는 것만을 결정하는 과정에 큰 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현대상선 역시 가용 가능한 범위에서 (한진해운 우량자산 인수를) 추정하고 따져본 후 꼼꼼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정부 역시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현대상선을 통해 해운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과 법원의 의견을 모두 존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어떤 자산을 가져올 지, 그 값이 얼마가 될지 하는 문제는 현대상선의 여러 추계와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새로운 CEO가 간 만큼 전반적인 방향과 계획을 스스로 수립할 것"이라고 말해 현대상선의 판단을 존중할 뜻을 내비쳤다.
임 위원장은 또 "결국은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하는)법원하고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라며 "한진해운의 결정주체는 법원이니만큼 그에 대한 협의나 이런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정부는) 법원의 결정 자체를 반드시 존중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법원의 결정에 앞서 행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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