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EV 9200억…매각가 6000억 밑돌수도 경쟁 생보사 비교 분석…LAT 제도 변경 등 변수 남아
윤 동 기자공개 2016-09-07 11:00:15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6일 1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보험의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인수희망자들이 적정 매각가 산출에 착수했다. 현재 매각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자한 95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다고만 알려진 상태다.그러나 더벨의 분석 결과 KDB생명의 매각가는 산업은행이 투입한 투자금보다 적을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 가치평가에 널리 활용되는 EV 분석 방법으로 구해진 KDB생명의 내재가치는 9209억 원 수준이다. 이 내재가치에 각종 할인 요인을 감안하면 85%의 지분에 대한 적정 가격은 5000억 원 후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EV 9209억 원 추정…자기자본 기준으로 추산
KDB생명의 대주주이자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다음달 13일까지 인수후보자의 예비입찰을 받기로 했다. 예비입찰 이후 인수후보자들은 KDB생명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인수후보자들은 가장 먼저 KDB생명의 EV(Embedded Value;내재가치) 산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V 평가는 2009년 동양생명보험의 상장 때 공모가 산정에 활용된 이후 생보사의 주요 가치평가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EV는 계약 체결 이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개념이다. EV는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조정순자산가치(ANW)에 보험계약의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보유계약 현재가치(PVIF)를 합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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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산출에는 미래 투자이익률, 시장금리, 해약률, 사업비율 등 경제적·계리적 가정이 포함돼 외부에서 이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특히 KDB생명은 최근 수년 동안 EV 및 그 가정에 활용될 수 있는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기에 더욱 그렇다. 예비 인수후보자는 이 때문에 KDB생명의 내부 데이터를 확보해 EV 산출 및 검증에 나서야한다.
EV 산출에 필요한 정확한 데이터를 현재 단계에서 구하긴 어렵지만 꽤 설득력 있는 논리로 근삿값을 추정할 수는 있다. 자기자본과 조정순자산가치, 그리고 EV를 공개한 다른 보험사와의 비교를 통해 EV를 예측해 보는 방법이다. 조정순자산가치는 자기자본에 준비금, 무형자산 가치 등을 조정한 수치라 자기자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EV 역시 조정순자산가치가 얼마인지에 좌우돼 차이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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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등 상장 생보사 4곳의 지난해 EV는 평균적으로 자기자본의 1.04배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자기자본은 8805억 원이다. 여기에 1.04배를 적용할 경우 KDB생명의 EV는 9209억 원이 될 수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할인가 적용 5793억 평가…산업은행 투자금액 9500억에 미달
다만 KDB생명의 매각가가 EV 수준에서 형성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 생보사들도 EV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 생보사 3곳(미래에셋생명은 제외)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EV의 74%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KDB생명의 지분 가치를 따져보면 6815억 원이 산출된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율이 85%임을 감안하면 주식의 가치는 5793억 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EV 값과 할인율만으로 매각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매각가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LAT(보험부채적정성평가) 등 건전성 규제 대비 수준에 따라 마이너스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데이터는 기존 예상과 전혀 딴판일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 그렇다하더라도 EV 산출은 보험사의 가치의 기준이 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EV 산출로 계산된 적정 매각가가 산업은행이 KDB생명 인수에 사용한 투자금보다 적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총 65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인수 후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더하면 총투자금액은 9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에도 두 차례나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했으나 원매자와 가격 합의를 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투자금액과 회수금액을 단순 비교하면 이번에도 2014년과 유사한 결과를 낼 확률이 적지 않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는 이번에는 2014년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상태라 지금이 매각 적기라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 2014년 당시 2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던 KDB생명의 적정 매각가는 2년 만에 크게 높아졌다. 물론 시간이 좀 더 주어진다면 KDB생명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조만간 LAT 규제 강화 등이 예고돼 추가적인 대주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KDB생명의 매각가가 5000억~6000억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금 생각하면 아쉬운 가격일 수 있지만 지금 파는 것이 건전성 규제 강화를 피할 수 있어 그나마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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